고대 이집트인이 우리나라에 찾아왔다.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문명을 소개하는 특별전 <이집트 보물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9년 특별전 <파라오와 미라>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하는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박물관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박물관과 2년여의 협의를 거쳐 준비되었다. <이집트 보물전>은 브루클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대 이집트의 사람과 동물의 미라를 비롯해 화려하게 꾸민 관과 다양한 조각, 장신구 등 총 229건을 선보인다.
이집트는 수 세기동안 고고학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발굴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새로운 발견이 있을 때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이집트는 그 자체로 신비로움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수많은 문화유산은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웅장한 피라미드와 화려하고 신비로운 부장품들은 고대 이집트의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이집트 보물전>은 ‘영원한 삶’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총 6부로 구성하여 이집트인의 사후세계의 삶을 소개한다. 제1부에서는 ‘사후세계의 믿음’이라는 주제로 어떻게 이집트인이 영원한 삶과 사후세계를 믿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여기에는 사후세계의 왕인 오시리스가 동생인 세트에게 죽임을 당하고 부인 이시스의 도움으로 되살아나 사후세계의 왕이 된다는 신화와 관련된 신들의 조각상 등이 전시된다. 제2부에서는 ‘영원한 삶과 미라’라는 주제로 미라가 만들어지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실제 화려하게 장식된 관과 미라가 전시된다. 제3부에서는 ‘영원한 삶을 위한 껴묻거리’라는 주제로 이승의 풍요로운 삶이 저승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다양한 것들을 전시한다. 특히 사후세계에서 하인처럼 부리기 위해 무덤에 넣었던 ‘샵티’라고 불리는 작은 인형들은 이집트인들의 이러한 바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4부는 ‘부와 명예의 과시, 장례의식’이라는 주제로, 여기에서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의 차이가 장례물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제5부는 ‘신성한 동물들’이라는 주제로 이집트의 독특한 신앙인 동물숭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동물과 인간이 결합하거나, 동물 그 자체로 신이 되기도 한다. 이어 제6부는 ‘영혼이 깃든 동물 미라’라는 주제로 고양이, 따오기 등 미라와 관을 소개한다. 고대 이집트인은 동물이 사람과 함께 창조되었다고 믿었고, 신처럼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이라 생각하여 동물 미라를 만들고 숭배하였던 것이다.
이번 전시는 매서운 겨울 한파 속에서도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과 함께 방문하는 가족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이집트 유물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는데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접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 특별한 설명 없이도 보고 느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전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 보물전>은 다양한 유명인의 발걸음을 전시장으로 이끌기도 했다. 현재 뮤지컬 ‘아이다’에 출연중인 배우 아이비, 장은아, 윤공주, 이정화를 비롯해 ‘다시, 첫사랑’의 명세빈, 박정철, ‘비정상회담’에 출연중인 마크 테토 그리고 ‘냉장고를 부탁해’의 미카엘 셰프, 레이먼 킴 셰프와 김지우 부부 등 수많은 유명인이 이곳을 방문하였다. 또한 <이집트 보물전>은 단순한 전시 관람을 뛰어넘어 교육과 체험 그리고 즐거움을 함께 할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어있다. 지난 1월에는 5만, 10만 번째 관람객을 대상으로 푸짐한 선물을 증정했으며, 현 추세대로면 3월을 넘기지 않고 20만 번째 관람객이 탄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행운의 주인공에게는 200만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선물로 전할 예정이다.
이집트인들이 영생, 즉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서는 이른바 ‘심장의 무게’를 재는 심판을 통과해야했다. 이러한 이집트인들의 생각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세의 삶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까. 이번 전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신비로움 가득한 보물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들의 창의성, 예술성 그리고 영원한 삶에 대한 열정을 살펴볼 수 있는 <이집트 보물전>은 지난해 12월 20일에 시작하여 오는 4월 9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누리집(www.egypt2017.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