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자렛, 팻 매스니 등의 전설적 명반을 제작해온 독일의 명품 레이블, 소리의 절대미학을 추구하는 장인정신과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적 실험정신으로 오랜 세월 국내외 음악가 및 음악애호가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독보적 음악브랜드 ECM의 한국 전시회가 오는 11월 3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다. ECM은 Editions of Contemporary Music의 약자로 지금, 여기, 이곳의 음악을 지독하게 탐험해온 명장 만프레드 아이허에 의해 1969년 설립되었으며 지난 40여 년간 1,400여 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하며 재즈, 클래식, 민속음악, 현대음악 등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해온 희대의 레이블이다. 만프레드 아이허는 대부분의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높은 예술적 감성과 지성으로 레이블의 40여 년을 이끌어왔으며 레이블 그 자체가 최고의 예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운드 퀄리티, 디자인과 타이포그라피, 레퍼토리 및 아티스트의 선정 등에서 전대미문의 가치를 집요하게 구현해 왔다. 또한 키스 자렛, 팻 메스니, 칙 코리아, 얀 갸바렉, 랄프 타우너, 에그베르토 지스몬티, 스티브 라이히, 게리 피콕, 존 애버크롬비, 잭 디조넷, 아르보 패르트, 그리고 장 뤽 고다르와 테오 앙겔로풀로스 등과의 작업을 통해 컨템포러리 음악과 현대 문화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겨왔다. 많은 ECM의 충성스런 애호가들이 이 레이블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마치 현대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독특한 앨범 자켓 디자인 때문이다. 풍경이나 그림, 사진, 무정형의 이미지 위에 타이포그라피가 무심한 듯 얹혀졌을 뿐인데도 신비한 ECM만의 통일감이 전달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품이 전시되는 얀 옐리츠카, 마요 부허, 에버하드 로스, 토마스 분쉬, 자샤 클라이스, 피터 노이저, 장 기 라툴리에, 제랄드 밍코프, 뮤리엘 올슨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작가들과 작업하지만 최종 선택은 언제나 레이블의 몫이었다. 단순하지만 명료하고 아름답지만 흔하지 않은 자켓 디자인은 전세계 음악애호가뿐 아니라 많은 디자이너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ECM과 한국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덕수 사물놀이와 그룹 레드 썬의 협연 앨범이 1993년 ECM 레이블을 통해 발매,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라틴 그래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보컬리스트 신예원의 앨범이 2013년 8월 ECM을 통해 발매될 예정으로, 새로운 화제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이자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본 전시회는, 만프레드 아이허와 그의 레이블 ECM이 걸어온 40여 년의 역사와 그 의미를 총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ECM의 본거지인 뮌헨에서 열렸던 전시회의 규모를 뛰어넘는 방대한 분량의 전시내용을 자랑한다. 2012년 9월에 개관한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아라아트센터의 총 9개층 가운데 5개층 500평방미터(약 1,600제곱미터)에 이르는 공간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활용된다. 지금까지 발매된 모든 ECM 앨범의 전시와 주요한 전설적 명반의 집중소개는 물론, 엄선된 앨범들을 개별적으로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 시스템의 설치, 만프레드 아이허가 음악작업에 참여한 영화/영상물의 상영, 커버 디자인으로 활용된 작가들의 원작 회화 및 사진 소개, 최상급 하이엔드 리스닝룸의 운영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전시회장에서 열리는 기타 명인 랄프 타우너와 비올라의 여제 킴 카시카쉬안 등의 마스터 클래스, 친절한 해설과 함께 하는 ECM 음악감상회, 그리고 만프레드 아이허가 참여했던 장 뤽 고다르 등의 영화와 관련 다큐멘터리, 직접 고른 영화들이 상영되는 ECM 특별영화제(서울아트시네마) 등의 전시와 연계된 부대 프로그램들도 풍성하게 열린다. 특히 지난 8월 30일에는 ECM 역사의 주역, 만프레드 아이허가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 ECM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만의 음악철학을 직접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8월 30일 오후 4시, 전시장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는 만프레드 아이허의 기자간담회 및 전시장 프레스 오픈이 진행됐으며 저녁 7시에는 전야행사인 ‘ECM 나이트’가 펼쳐졌다. 만프레드 아이허와의 대담과 피아니스트 아론 팍스의 연주로 꾸며진 ‘ECM 나이트’는 설립자이자 오늘날의 ECM을 만든 만프레드 아이허의 첫 내한공연이었다. 공식 개막일인 8월 31일 저녁에는 그의 설명과 함께 직접 엄선한 음악을 듣는 역사적인 음악감상회도 전시장에서 진행되었다. 1943년 7월 9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 린다우에서 태어난 만프레드 아이허는 3세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으며 14세 때 콘트라베이스로 전향했다. 베를린 음악 아카데미에서 작곡과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했으며 연주활동과 프로듀서 활동을 하다가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레이블 ECM을 창립했다.그의 대표적인 레이블 ECM은 1986년 독일 음반비평가상, 1998년 뮌헨시 음악상, 2002년 제44회 그래미어워드 올해의 클래식 프로듀서 부문, 2008, 2009, 2010, 2012년에 이어 최근 2013 다운비트 비평가상 올해의 프로듀서, 올해의 레이블로 선정, 2010년 다운비트 평생공로상 수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로 자리잡고 있다. □문의:02-6245-6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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