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송도의 새로운 랜드마크에 눈길이 쏠린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트라이보울(Tri-bowl)’은 지역문화진흥 및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공간이다. 트라이보울은 3개를 뜻하는 ‘트리플(Triple)'과 그릇을 의미하는 ’볼(Bowl)‘을 합친 말로써, 절묘할 정도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3개의 건축물은 각각 영종, 청라, 송도를 상징한다. 트라이보울은 현재 (재)인천문화재단의 위탁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원형극장(ARENA)형태의 공연장(300석)과 출연자 대기실 및 350m2 규모의 전시실을 보유하고 있다.
송도 신도시의 랜드마크로서 건축물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트라이보울은 그 아름다움으로도 유명하지만 공간 내부에서는 세계적인 예술가인 故 백남준 개관 특별전 이후 마이크 윙, 배인숙, 알렉산드라 노보셀로프 & 프랑크 네스, 얼라이브 아츠 코모, 에릭 오폴, 임선희 등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의 전시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 연극, 무용 등 여러 장르의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 및 창작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과 다양한 형태의 국제교류 및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트라이보울은 세계적인 건축가 유걸이 디자인한 걸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에 의해 세계 최초로 지어진 역쉘(易shell) 구조의 건축물인 트라이보울은 미래지향적으로 디자인된 뛰어난 외견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지난 2016년 9월 초,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2016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이 열렸다. ‘재즈를 통한 새로움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정상급 뮤지션이 대거 참여한 재즈 페스티벌은 수면 위에 떠 있는 듯한 트라이보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다양한 음악축제의 즐거움으로 가득했다는 평이다.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 재즈&크로스오버 최우수 연주상을 수상한 ‘김오키 콰르텟’을 비롯해 브라질 출신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재즈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베로니카 누네즈&리카도르 보그트 듀오(Veronica Nunes&Ricardo Vogt DUO)’, 서울재즈페스티벌과 펜타포트 페스티벌 등에 출연하며 재즈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리엔탈 쇼커스‘, ’에이퍼즈‘ 등이 출연했다. 또한 야외광장에서는 밴드 ’몬구‘의 공연과 렉처콘서트, 재활용악기 워크숍, 드럽서클 워크숍, 푸드마켓과 아트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열렸다. 트라이보울은 문화예술교육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 청소년, 가족을 대상으로 사진, 연극, 공연예술, 미디어 아트까지 다양한 교육부터 전시, 공연까지 연계한 통합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돼 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고. 또 렉처콘서트 ‘우리는 WE路위로’는 지역소방본부와 (재)따뜻한재단의 협력으로 피아니스트 노영심, 배우 박진주가 함께 하기도 했다. 트라이보울에서 진행하는 클래식 시리즈도 눈여겨볼만하다. 클래식 시리즈는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자들을 초청하여 진행되는 트라이보울 기획 상설공연으로, 총 11회에 걸쳐 금요일 저녁마다 시민들을 찾아갔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인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인천예술고등학교 학생의 협연을 진행하는 한편, 인천 연고 예술인과 단체들을 위한 무대도 제공했다. 지난해 트라이보울에서는 3번의 전시가 열렸다. 인천 관내 소규모 문화예술공간(버텀라인, 흐르는물, DRFA, 아벨서점, 글래스톤베리, 울림) 6곳에 대한 아카이빙 자료 전시인 <인천, 공간에서 낭만을 찾다展>은 물론 에릭 오폴의 <공간, 장소와 장소의 부재(에릭오폴 사진展)>, 안 마쌀의 <깃털/깃털뽑기(안 마쌀 사진展)>이 바로 그것이다. 에릭 오폴과 안 마쌀은 프랑스의 사진작가로 이 전시들은 한국-프랑스 교류 13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것이다. 트라이보울 관계자는 “트라이보울은 시민, 예술가들과 서로 소통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열린 문화 공간”이라면서 “트라이보울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이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트라이보울은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 이외에도 대관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층에 위치한 공연장은 300석 규모의 원형극장으로 예술가와 관객들이 소통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특히 이 공연장은 자작나무 패널로 이루어진 전체 공간으로 뛰어난 음향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3층에 위치하고 있는 전시실은 트라이보울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하고자 내부에 있는 12개의 가벽을 활용한 평면위주의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 형태의 전시에서 설치작품 및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전시까지 가능한 멀티미디어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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