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유로자전거나라 영국지점 강경원 가이드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장소는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입니다. 우선, 세인트 앤드류스는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수식어를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세인트 앤드류스는 중세시대 스코틀랜드 가톨릭의 성지이자, 스코틀랜드 최고(最古)의 대학교 도시이며 근대골프가 시작된 골프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세시대 스코틀랜드 가톨릭의 성지 12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세인트 앤드류스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세인트 앤드류스, 스코틀랜드 수호성인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만든 도시답게 스코틀랜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규모의 대성당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국기에도 사용되는 앤드류 성인을 모시는 도시의 대성당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폐허의 모습으로 남아있답니다. 최초로 세인트 앤드류스에 정착한 사람들은 약 740년대의 픽트족이었습니다. 그러다 1140년, 데이빗 1세 왕이 세인트 앤드류스 지역에 성역을 지으라는 허가를 내립니다. 1160년대에 이 어마어마한 성당이 지어지기 시작하는데, 10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 양식이 지어질 시기에 맞춰서 일정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완성된 대성당은 109미터의 중앙 회랑을 자랑하는 어마어마한 십자가 모습으로 지어집니다. 거대한 중앙 첨탑과 함께 위용을 뽐냈죠. 이런 위용을 자랑하는 대성당 덕분에 세인트 앤드류스 지역은 곧 성지순례의 장소로 등극합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수만 명의 성지순례자들이 이 지역을 찾아오게 되고요, 이렇게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무수한 수로 찾아오던 곳이 종교개혁이라는 어마어마한 물결에 의해 무너지게 됩니다. 1559년, 스코틀랜드 장로교의 창시자 존 녹스(John Knox)가 설교를 하면서 스코틀랜드 전역에 있던 카톨릭과 연관된 모든 건물들과 흔적들을 지우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바람이 불면서 그 당시 대주교 해밀턴(Archbishop Hamilton)은 대성당을 버리고 도망갑니다. 그러나 그 당시 주교들과 성직자들이 이 지역을 지켜내고, 가톨릭을 믿는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힘으로 지금의 잔재나마 남아있을 수가 있는 겁니다. 스코틀랜드 최고(最古)의 대학교, 세인트 앤드류스 영국의 대학교 하면 어디가 떠오르시나요? 옥스포드? 캠브릿지? 그 다음은요? 바로 UK 대학 3위에 빛나는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입니다! 1413년 지어진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수학자, 과학자, 철학가, 정치인들을 배출한 명실상부 최고의 대학들 중 하나입니다. 최근 배출된 인물들로는 전 스코틀랜드 의장 Alex Salmond를 배출시킨 학교고요, 여러분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캠브릿지공 윌리엄 왕자(Prince William, Duke of Cambridge)와 그의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입니다!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는 아비뇽 유수 때 건너온 파리 대학의 사람들과,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때의 옥스포드와 캠브릿지 학자들이 만들어 온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신학, 철학, 논리, 그리고 법을 가르치면서 세인트 앤드류스의 고등교육을 담당했던 기관이죠. 19세기 말에 오면 여성도 남성들과 동등한 교육권을 받아야 한다는 운동이 거세어집니다. 1894년 Agnes Forbes Blackadder라는 여성이 MA(Master of Arts), 즉 미술학 석사를 받으면서 스코틀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졸업시킨 학교라는 타이틀도 가져가게 됩니다. 20세기까지 세인트 앤드류스는 전통적인 언어, 철학, 신학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더 실용적인 과학, 약학, 의학 같은 학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살짝 오래 걸린 경향이 있죠. 이런 근대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던디 지역에 University College, Dundee를 지으며 급부상하게 됩니다. 던디 캠퍼스는 과학과 전문성이 짙은,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재 세인트 앤드류스는 큰 3개의 대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United College는 예술, 과학,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St. Mary’s College는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St. Leonard’s College는 석사과정, 박사과정을 하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건물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학교들은요? 도시 이곳저곳에 작은 School들로 쪼개어져 있답니다.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일거에요.
근대골프가 시작된 세인트 앤드류스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세인트 앤드류스를 안 들어보신 분들이 없을 겁니다.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는 근대 골프가 시작을 한 골프의 성지로, 한 해에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입니다. 골프는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습니다. 현재의 골프는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골프가 기록에 처음 나온 것은 제임스 2세가 1457년 궁술, 즉 활을 쏘는 것을 배우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골프를 금지시켰다고 하는 것입니다. 후에 그의 손자였던 제임스 4세는 골프를 굉장히 즐겼고 금지령을 해지했습니다. 골프를 정립화한 기관은 세인트 앤드류스입니다. 지금처럼 18홀로 만든 것도 세인트 앤드류스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스코틀랜드의 스포츠답게, 가장 역사가 깊은 골프 대회도 브리티시 오픈, 혹은 디 오픈입니다. 골프의 고향,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를 가면 많은 골프애호가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내가 여기까지 와서 꿈에 그리던 골프코스를 만났는데 그냥 보기만 해야 하나?’라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준비 하나도 하지 않더라도, 골프채가 없더라도, 그리고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골프코스의 맛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올드 코스의 오른쪽 길로 돌다보면, 즉 1번 홀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단돈 3파운드만 내고 퍼팅 18홀을 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물론 18홀을 다 도는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퍼팅을 치면서라도 한번 맛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지요? 글·사진 강경원 제공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02-723-3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