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 인사동 거리에는 전통과 예술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인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주목을 받는 곳이 있어 화제다. 그곳은 바로 지난 9월 30일 시작해 내년 1월 28일까지 열리는 <팅가팅가: Let's Be Happy 전>으로,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이미 잘 알려진 아프리카 현대 미술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회다. 특히 인사동 메인 거리 초입에 위치한 전시장소인 복합문화 공간 ‘인사1길 컬쳐스페이스’는 1964년 건축된 ‘빠고다 가구’ 공장을 재생 건축한 곳으로, 아프리카 현대미술 ‘팅가팅가’ 작품과 재생 건축만이 지닌 공간미가 함께 어우러져 빈티지함과 강렬한 컬러의 조화가 돋보이는 아트테리어를 경험하며 작품 감상이 가능한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팅가팅가’는 파블로 피카소, 키스 해링 등을 비롯해 서양 현대미술에 영감을 선사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프리카 현대 미술이다. <팅가팅가: Let's Be Happy 전>에서는 아프리카 현대 미술 대표 작가이자 ‘팅가팅가’ 화풍 창시자인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의 작품을 비롯해 키스 해링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조지 릴랑가’ 등 아프리카 대표작가 21인의 작품 2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아프리카 현대 미술의 창시자로 알려진 탄자니아 출신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는 1960년대 활동한 작가로 아프리카의 자연, 동물, 인간의 실루엣 이미지를 세세한 묘사를 생략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대신 강렬하고 선명한 색감을 통해 대상의 특징을 화려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정립하였다. 이후 그의 아들과 제자들이 그의 스타일을 이어받아 ‘팅가팅가 스타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특히 유럽지역에서 아프리카 현대 미술의 주류 스타일로 인정받아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다수의 전시회를 개최하였고, 일본과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또 2011년 영국 BBC에서는 ‘팅가팅가’ 화풍의 동물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어린이 창의력 개발용 애니메이션 ‘팅가팅가 이야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 외에도 ‘조지 릴랑가’는 서구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아프리카 작가다. 미국의 낙서 화가 키스 해링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 그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전통에 집착하지 않는, 즉, 마콘데 족의 조각과 ‘팅가팅가’의 그림에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은 작품 활동을 함으로써 아프리카 현대미술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요한 예술 감독은 “일반 대중들에게 아직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아프리카 현대 미술 작품들을 보다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아프리카 미술의 근본은 ‘놀이’라고 한다. 이에 이번 전시 모토 역시 ‘아프리카 미술을 통해 즐겨보자’로 정하고 기획에 부단히 힘썼다. 많은 분들이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현재의 바쁨은 잠시 잊고 바로 이 순간을 행복하게 즐기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전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인들에게는 ‘미래’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현재, 바로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가장 중요하기에 미래라는 말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이들과는 달리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우리네의 모습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숨 가쁜 일상을 잠시만 뒤로 하고,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넘치는 인사1길 컬쳐스페이스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팅가팅가’의 행복한 메시지에 벌써부터 어깨가 들썩거린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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