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가사가 울려 퍼진다. 서정적인 선율을 만난 가사는 관객의 귀를 황홀하게 사로잡는다.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리 지바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려낸 뮤지컬 <닥터지바고>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한국 초연 이후 6년 만의 귀환이다.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공산주의 사회 실현을 지향하며 일어난 러시아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당시 정치적 상황으로 작가가 수상을 거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이후 영화로도 만들어져 미국 아카데미상 5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1914년 1차 대전 발발 후,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는 남편을 찾아 종군간호사가 된 라라와 우연히 만난다. 둘은 운명의 이끌림을 느끼지만 1차 대전이 끝나며 유리는 모스크바로, 라라는 자신이 태어난 유리아틴으로 떠나면서 이들은 헤어진다. 전쟁 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유리와 그의 가족은 안나의 고향인 유리아틴으로 떠난다. 라라 역시 그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차마 그녀를 찾아갈 수 없었던 유리. 하지만 그의 방황은 라라가 일하는 도서관으로 이끌고 그들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게 된다. 붉은 군대가 통제하는 유리아틴에서 유리는 러시아 혁명주의 세력에게 붙잡힌다. 그곳에서 유리는 극적으로 탈출하지만 죽음과 마주하고, 라라는 눈 위에 쓰러져있는 유리를 발견해 지극히 보살핀다. 러시아의 하얀 설원 위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유리와 라라. 그러나 멀리서 들려오는 불길한 늑대 울음소리는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유리와 라라는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임을 직감한다.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6년 만에 귀환하는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초연과는 다른 새로운 프로덕션을 선보인다. 2012년 초연 당시 기하학적 무늬의 패턴과 경사진 무대 등 무대 미학적으로 시대가 갖는 무거움을 표현하려 했다면, 새롭게 돌아온 <닥터지바고>는 지바고와 그의 연인 라라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데 더욱 초점을 맞췄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대 속, 나약한 인간을 강인하게 만들어주는 운명적인 사랑의 힘을 통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러시아의 광활한 설원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배경과 서정적인 넘버로 극대화된다. 작품 속 의사이자 시인인 지바고가 남긴 유고시들은 작곡가 루시 사이먼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나 사랑의 노래로 탈바꿈한다. 하얀 설원 속 운명처럼 피어난 로맨스 <닥터지바고>는 3월 2일부터 5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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