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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창작으로 한국화의 영역을 넓히다

<황창배, 유쾌한 창작의 장막展> 소마미술관 | 2018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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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한국화가 소정(素丁) 황창배의 작품 및 자료 200여점을 소개하는 <황창배, 유쾌한 창작의 장막展>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에서 오는 5월 20일까지 개최된다. 소마미술관은 그동안 창작 활동에 있어 저평가되거나, 새로운 맥락에서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는 작가 재조명 전시를 개최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간 진행한 작가 재조명의 기획 취지를 이어가되, 2~3인 전시 형식이 아니라 한 작가의 인간적인 삶과 작가의 업적을 더욱 폭넓게 다각도로 조명해보고자 전시 개념의 깊이를 더한 기획전이다.
이와 같은 취지로 여러 명의 후보 작가 중에 소정(素丁) 황창배가 전시 작가로 선정되었다. 황창배는 “그림은 나에게는 신앙이요, 동반자요, 호흡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의 투철함과 “작품 제목으로 고민할 시간에 한 점이라도 더 그릴 것이다”라는 작가정신의 노력이 결합하여 한국화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킨 장본인이다. 이번 전시는 ‘인간 황창배’와 ‘화가 황창배’를 동시에 이해하고 작품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 단위 대중이 만족할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봉인이 해제된 판도라의 상자 같은 그의 작품들을 6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았다.

[1전시실] 1전시실은 화가 황창배의 유년시절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의 연보와 사진자료, 기록, 연애편지, 취재기사, 스케치(부인초상), 애장품 등을 돌아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2전시실] 2전시실은 황창배 자신과 가족에 대한 애정, 인물 표현의 천부적인 재능과 해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였다. 전시 공간 정면에 5미터 높이의 가벽을 세워 다양한 표현기법의 인물상들로 거대한 기념비를 만들어서 창의적인 인물 표현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동시에 자아(自我)가 강한 화가 황창배를 상징하고자 하였다.
[3전시실] 여러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화가는 대학이라는 조직생활의 고충과 작업에 몰입할 수 없는 환경에 힘들어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과감하게 교직을 내려놓고 1990년에 충북 괴산에 작업실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서 황창배는 화가로서의 진정한 자유와 창작의 에너지를 마음껏 펼치게 된다. 1991년부터 화가가 작고하는 2001년까지의 10년은, 화가 황창배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이며 이 작업실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무수하게 배출되는 창작의 산실이 아닐 수 없다. 전시의 부제인 ‘유쾌한 창작(創作)의 장막(帳幕)’ 은 이곳에서 행복해하고 때로는 본인이 자처한 즐거운 고독 속에서 미소 지었을 화가를 상상하며 지어본 제목이다. 화가는 이곳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과 이름 모를 잡초와 꽃들에게도 경외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을 화폭에 담으면서, 작업을 바라보는 시각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장르의 경계도 무너졌으리라 생각한다. 작가에게 괴산 작업실 10년은, 다른 작가들이 흔하게 누릴 수 없는 그런 행복한 시간과 공간이었으리라.
[4전시실] 황창배 화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문자들은 전각과 서예를 공부한데에 기인한다. 한국화를 전공하였기에 시서화(詩書畵)를 연마했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자와 서예공부를 통해 문자로의 소통이 익숙했으리라 짐작된다. 거기에 시서화의 고전과 현대미술의 새로움이 결합되어 '황창배 스타일'의 독특한 ‘읽는 그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5전시실] 이 전시공간은 '풍자와 시대정신' 이라고 명명했지만, 두 가지 키워드로 분리시키는 게 맞을 것이다. 하나는 '황창배식 풍자'인데, 기존의 여러 평론가들이 사용했던 '무법의 법', '형식 파괴', '파격'이란 용어로 대변되는 대표적인 작품들로 구성된 공간이다. 하지만 작품들을 자세하게 보면, 무법이라기보다 황창배 스타일의 법칙이 작동하고 형식 파괴가 아닌, 그 안에서 수준 높은 솜씨의 조화로움이 존재하여 유쾌한 재미가 더해져서 황창배식의 새로운 질서와 풍자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조형적 놀이' 인데, 작품을 보면 붓으로 많이 놀아봐서 즐기는 경지에 이른 느낌이 들고, 제작 과정이 신나게 진행 됐을 것 같은 짐작이 된다. 여기에 "내가 하면 모두 작품이 된다" 같은 작가 특유의 자신감이 시너지 효과가 되어 거침없이 작품들로 배출되었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되어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황창배식 그림이 탄생하게된 것이다.
[6전시실] 작가는 다양한 장소를 여행하면서 기록의 일환으로 스케치, 드로잉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북한기행, 실크로드기행, 인도기행 등이 대표적이며 스케치 작품들은 현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거침없는 필력으로 살아있는 생동감을 전해 준다. 나머지 드로잉은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위트를 담고 있으면서도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는 조형미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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