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를 뒤흔든 100살 노인의 파란만장 로드 트립이 펼쳐진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지난 6월 12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해 9월 2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2009년 출간 이후 전 세계 35개국에서 천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스웨덴 소설이 원안으로, 국내 창작진을 통해 창작연극으로 거듭난 작품이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소설 속 100년의 역사 중 주요 에피소드를 압축하여 스토리는 보다 쉽고 간결해진 반면 다양한 연극적 장치를 최대로 활용하여 재기발랄함의 절정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100세 생일날 잠옷 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훔치면서 펼쳐지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온 스펙타클한 모험이 교차된다. 스페인, 미국, 중국, 히말라야, 이란, 러시아, 북한, 발리, 프랑스를 거쳐 스웨덴의 한 양로원에 정착한 그가 100세 생일날 다시 한 번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우연히 훔치게 된 돈 가방 때문에 갱단의 추격이 시작되고,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면서 급기야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다.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를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천만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시작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알란이 현재와 과거에 만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코끼리, 강아지, 고양이까지 약 60여명의 주요 인물들을 단 5명의 배우가 소화하는 전무후무한 1인 다역을 선보인다. 여기에 더해 세계 각국의 전통 춤을 이용한 시각적 장치와 캐리어 하나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연극적 약속은 연극 특유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이 작품은 100년이 지나도록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같은 노인의 유쾌하고 기상천외한 인생 여행을 통해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20세기를 지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편된 이 시대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념과 체제, 종교나 젠더, 사회적 통념이나 평가 등 기존 가치관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100년을 살아온 한 노인의 기상천외한 해프닝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동시에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또 다시 창문을 넘는 용기로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다시 성냥을 그어 삶의 불꽃을 피우는 100세 노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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