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와 싱가포르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올해로 수교 45주년을 맞는 인도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남아시아 국가다. 문 대통령은 3박 4일간 인도에 머물면서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코빈드 대통령과의 면담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2박 3일간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싱가포르를 방문해 야콥 대통령과의 면담, 리센룽 총리와의 회담 등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싱가포르 정계, 재계, 관계, 학계, 언론계 등 여론 주도층 인사를 대상으로 신남방정책을 설명한 ‘싱가포르 렉쳐’로 화제가 되었다. 문 대통령의 5박 6일 간의 인도와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본지에서 전한다.
문 대통령은 인도 뉴델리 팔람 군비행장에 도착하여 곧바로 악샤르담 힌두사원으로 이동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축구장 16배 크기의 악샤르담 사원은 앙코르와트의 현대판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힌두교 사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문 대통령은 ‘신들이 머무는 악샤르담에서 한국, 인도, 세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기기도 했다. 사원 방문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호텔 로비에서 세종학당에 다니는 인도 학생 20명의 환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인도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국빈방문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빈 방문 둘째 날 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하는 첫 일정으로 뉴델리에 있는 간디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번 간디기념관 방문은 모디 총리가 외국 정상과는 최초로 함께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두 정상은 간디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발걸음을 따라 걸으며 간디 순교기념비에 붉은색 꽃잎을 떠 헌화하고, 간디가 기도하던 장소를 함께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도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어 인도 독립운동과 비폭력 저항의 상징인 간디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도의 독립운동이 우리의 3.1운동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남아시아로 확대해 인도와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인도 국빈방문을 통해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향해 양국이 함께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셋째 날 열린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인도 비전성명’을 채택했다. 이 비전성명은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과 모디 총리의 신동방정책을 통해 양국이 미래를 향한 중요한 동반자임을 확인하면서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500억불 달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인도 국빈방문의 마지막 밤인 10일 저녁 대통령궁에서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인도에서 시작된 또 하나의 세계 종교인 불교는 한국으로 전파되었고, 한국 전통문화의 뿌리가 되었다”며 “불교정신은 한국 국민들에게 자비와 평등의 정신을 심어줬고, 양국 국민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이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 발표한 비전성명에 양국 협력의 방안과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담았다. 양국의 강점을 살린 호혜적인 협력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렇게 인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했다. 싱가포르 국빈 방문 이틀 째, 본격적인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 대정원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후 할리마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할리마 야콥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15년 만에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이는 한국과 싱가포르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잘 접목해 첨단제조, 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공동연구 및 기술 공유 등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국빈방문의 마지막 날,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렉쳐의 연사로 초대되어 연설했다. 싱가포르 렉쳐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진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이다. 그간 비날리 일드름 터키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41명의 연사들이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정·재계와 학계는 물론 외교단, 동포, 유학생 등 40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약 20분간 연설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설명하면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비전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는 평이다. 싱가포르 렉쳐를 마친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국빈방문의 마지막 일정인 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싱가포르의 중심가인 오차드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진행된 오찬간담회에는 각계에서 활동 중인 싱가포르 동포와 현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멀리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지켜보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교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국빈방문 중에 환영해준 동포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리센룽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아지고 여러분의 삶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시티, 핀테크 등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해 가기 위한 노력도 함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건배를 한 후 만찬을 나누며 사진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 동포 오찬간담회를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과 수행단은 총 5박 6일간의 인도와 싱가포르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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