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를 위한 예술’을 꿈꾸던 키스 해링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단 10년간의 불꽃같은 작업 활동만으로 여전히 우리 세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 중인 키스 해링을 위한 전시,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展이 지난 11월 24일 시작돼 오는 3월 17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지하2층 디자인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키스 해링 재단, 나카무라 키스 해링 컬렉션에서 키스 해링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전시로, 키스 해링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주요 작품 175점을 선별하여 8개 섹션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이 전시는 10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예술혼을 남김없이 불태우고 31살이라는 나이에 홀연히 세상을 떠난 한 젊은 작가의 연대기다. 19세기 말, 10년의 기간 동안 정신병과 싸우며 자신의 감정과 색채로 예술혼을 불살랐던 빈센트 반 고흐처럼, 키스 해링은 그로부터 100년 뒤인 20세기 말에 에이즈라는 병마와 혹독하게 싸우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퍼뜨려나갔다. 이번 전시의 8개 섹션은 ‘표출의 시작’, ‘모든 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예술적 환각을 통한 초월’, ‘메시지, 음악을 통한 발언’, ‘해링 코드, 심볼과 아이콘’, ‘종말이라는 디스토피아’, ‘원시 에너지와의 조화’, ‘시작의 끝, 그리고 끝의 시작’이라는 부제로 구성됐다. 전시 작품들은 대표작인 <아이콘> 작품들은 물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초대형 작품인 <피플>과 <피라미드>를 비롯해 조각과 사진 등을 포함한다. 또한 키스 해링이 사망하기 1개월 전 발표한 실크스크린의 포트폴리오 최종판인 <블루프린팅>이 소개돼 더욱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시는 작가의 작업 초기부터 타계할 때까지의 궤적을 쫓는다. ‘지하철 드로잉’을 시작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해링이 일부 예술애호가뿐만 아니라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을 위해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고, 음악 앨범과 포스터 작업을 통해 세계와 사회의 여러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과정을 우리는 전시 도입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의 시그니처라 할 만한 <빛나는 아기>, <짖는 개> 등과 에이즈를 진단받은 해에 제작한 주요 작품 <종말> 시리즈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원시 에너지’라는 주제를 통해 해링의 작업 세계로 한 발짝 더 들어가 보고, 삶의 마지막에 세상을 향해 희망을 외쳤던 해링의 작업 세계를 전시를 나오면서 느낄 수 있다. 대중을 위한 예술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구현한 팝 숍 또한 전시를 구성하는 색다른 요소임에 분명하다. 이처럼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시를 통해 주로 팝아트 작가로 알려진 키스 해링이 사실은 이보다 훨씬 다양하고 심오한 예술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세계 평화를 꿈꿨고, 어린이를 사랑했으며,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예술을 설파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키스 해링 예술의 위대함은 예술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삶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사랑을 일깨워준다는 점에 있다. ‘예술이 삶이었고, 삶이 곧 예술’이었던 키스 해링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스 해링은 당시 풍미했던 팝문화를 통해 보편적인 우리의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알렸다. 31년이라는 짧은 생애마저도 결코 그의 위대한 꿈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시를 통해 이를 눈앞에서 목격할 수 있다. 세상을 향해 ‘빛을 내뿜는 아기’와, 세상을 향해 ‘컹컹 짖고 있는 개’들과 함께 울려 퍼지는 키스 해링의 ‘영원한 사랑’을 말이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시와 같은 대규모 전시가 DDP에서 개최돼 영광이다”라면서 “이 전시를 통해 DDP를 찾는 많은 시민들이 폭넓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더 나아가 서울디자인재단은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새해에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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