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각하는 사람’ 또는 ‘지옥문’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프랑스 조각가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로댕 미술관은 1916년 조각가 로댕의 모든 작품이 그에 의해 프랑스에 기부되면서, 오늘날까지 한자리에서 로댕의 모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파리 7구에 위치한 로댕 미술관에서 현재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DESSINER, DECOUPER’라는 타이틀을 가진 특별 전시회입니다. 4월 7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로댕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7500개의 스케치 중에 종이 위에 잘라 붙이기한 90개의 작품을 전시중입니다. 유명한 조각가의 잘라 붙이기라는 전시라 벌써 호기심이 밀려 옵니다. 실제로 데생한 작품을 자른 다음 다른 새로운 종위 위에 올려붙인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어린아이들도 이쯤이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조각가의 데생이라 그런지 그림 안에서 조각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특별전시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감히 어린아이의 작품이라고 추측하기 어려워진답니다. 이쯤이면 “아! 역시 로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면의 감정을 얼굴의 표정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조각과 그림에 절로 감탄만 늘어놓게 됩니다. 게다가 그는 신체를 이용하여 많은 움직임을 주는 댄서 또는 곡예사를 데생하였고, 그 그림들 맞은편에서 실제 조각의 표본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조각을 완성하고자 수십, 수백 개의 데생을 통해 사람의 표정, 자세, 근육 하나하나의 세밀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그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회화 화가가 아닌 조각가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과 시선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로댕의 조각을 위한 그간의 열정을 새삼 확인하고 밖으로 나오면 멋진 배경이 눈부신 양옆의 정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른쪽 작은 정원에서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주인공 부부와 친구 부부가 카르라 부르니의 설명을 듣는 장소에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조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칼레의 시민들’과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의 영감을 받은 ‘지옥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양쪽에 정원을 끼고 가운데에 위치한 큰 건물이 로댕 미술관의 메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상시 전시관입니다. 2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에서는 로댕의 첫 작품에서부터 대표작까지 아주 다양하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조각가의 그림에서는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조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화가의 작품과 비교할 수도 없는 그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아닐까요? 로댕의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림에 조예가 그리 깊지 않아도, 그의 열정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시공을 초월하는 작가로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로댕의 대표작 ‘생각하는 사람’, ‘입맞춤’, ‘칼레의 시민들’은 물론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인인 빅토르 유고와 발작의 조각까지. 조각을 회화의 경지로 올려놓았다는 찬사를 받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여행의 하루를 풍성하게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을 로댕 미술관으로 초대합니다. 글·사진 : 정희태 / 제공 :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02-723-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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