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문호 뷔히너가 써 내려간 프랑스 혁명의 마지막 페이지가 공개된다. 게오르크 뷔히너는 현대 연극의 선구자로 불리는 극작가로, 독일 문단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게오르크 뷔히너 상 Georg-Bu··chner-Preis)에 뷔히너의 이름을 붙일 만큼 경의를 표하는 인물이다. <당통의 죽음>은 뷔히너의 또 다른 대표작 <보이체크>와 함께 매년 세계 유수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이번 국립극단의 공연을 통해 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게오르크 뷔히너의 작품 중 유일하게 생전 발표된 작품이기도 한 <당통의 죽음>은 봉건체제를 비판하고 망명길에 오른 뷔히너가 단 4주 만에 완성한 희곡이다. 작가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 조르주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의 첨예한 갈등을 다룬다. 특히 그동안 열정적으로 주도해온 혁명에 대한 모순을 발견하고 반기를 드는 당통의 모습은 혁명가이기 이전에 고뇌하는 개인의 생각과 자유, 그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작품의 내용 중 1/6은 실제 역사 기록에서 가공 없이 발췌한 것으로, 세계사의 주요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 혁명의 한 부분과 뷔히너의 문학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프랑스 혁명의 열기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데, 정치가이자 혁명가인 당통은 혁명에 대한 모순을 발견하고 후회와 자포자기적 향락에 빠진다. 반면 당통의 혁명 동지였던 로베스피에르는 철저한 도덕성과 공포정치를 통해 민중을 이끄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한다. 둘은 서로의 정치 이념을 지적하며 다투다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되고, 공회와 위원회를 점령한 로베스피에르가 당통을 체포하기에 이른다.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당통의 죽음>은 리듬감 있는 무대 언어와 음악의 활용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온 연출가 이수인이 각색과 연출을 맡는다. 이번 작품 역시 라이브 연주 등을 활용해 객석의 몰입을 높인다. 그는 “진지한 화두를 지닌 고전이지만, 관객들이 장황하거나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빠르고 힘 있게 작품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통 역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 <준대로 받은대로>에서 고전을 깊이 있게 해석해낸 백익남이, 당통과 갈등 구도에 서 있는 로베스피에르 역에는 엄태준이 캐스팅되었다. 이외에도 이원희, 주인영, 홍아론 등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도 작품에 생기를 더할 예정이다. <당통의 죽음>은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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