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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 ‘파리’

<매그넘 인 파리> | 2019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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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인 파리.jpg

세계 역사에서 혁명의 깃발이 가장 많이 나부낀 도시. 그러면서도 사치와 럭셔리 산업의 심장이었으며, 전 세계에서 가난한 망명자의 신분으로 몰려들었던 청년 예술가들이 세계 예술사에 획을 긋는 거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던 아지트가 되기도 한 곳. 누구나 평생에 한 번은 가보기를 꿈꾸지만, 막상 도시를 가보고는 자신이 그렸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다양성과 생동감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는 그곳. 세계 문화의 수도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는 말 그대로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이다.
이런 파리를 세계 사진사에서 빛나는 매그넘 포토스의 대표 사진작가 40명의 눈을 통해 조망한 사진전 <매그넘 인 파리>가 2020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2014년 오텔 드 빌(Hotel De Ville) 즉 파리 시청에서 첫 스타트를 끊은 이번 전시는 2017년 교토의 대표적 미술관인 교토문화박물관 전시에 이은 3번째 순회 전시이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2017년에 선보인 <색채의 황홀: 마리 로랑생> 특별전에 이어 파리 시리즈의 2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는 앞서 개최된 파리와 교토 전시와 달리 관람객들이 더욱 다양하게 파리와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1947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그의 친구인 데이비드 시무어 등이 주축이 되어 매그넘 포토스가 창설된다. ‘불의에 맞서 세상의 진실을 담는 큰 그릇’을 의미하는 매그넘 포토스의 창립은 세계 사진사의 역사적인 획을 그은 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주요 기착지였으며 세계 사진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대이기도 했던 ‘파리’는 특정한 도시를 넘어서 하나의 작은 우주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매그넘 포토스의 사진작가는 총 40명으로 사진을 예술 장르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되는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비롯해 포토저널리즘의 전설로 추앙받는 로버트 카파, 현대 사진계에서 ‘사진가의 사진가’로 불리는 엘리엇 어윗, 양극의 시대를 관통한 감성 사진가 마크 리부, 현대 사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의 하나인 마틴 파 등이 망라되었다. 
다양한 파리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번 전시에는 파리와 교토 전시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엘리엇 어윗의 파리 사진 40여 점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 ‘Paris’와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파리의 패션 세계를 렌즈로 담은 41여 점의 작품을 추가로 선보인다. 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과 협력을 통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포착한 파리의 풍경과 인물이 담긴 작품 40여 점도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갤러리3에서 별도로 공개된다. 작품으로 공개되지 못한 122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총 8개의 짧은 영상도 <매그넘 인 파리>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사진과 예술사, 패션 분야의 저자 3인이 참여해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 세계와 파리의 도시사를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직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유엔국제보도사진상, 한국보도사진대상을 수상한 조영호 박사는 비주얼 커뮤니케이터로서 매그넘 포토스의 역사와 작가들의 세계관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철학과 사진학을 바탕으로 해설해준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국립 오르세미술관의 객원 연구원을 역임한 예술사가 이현 저자는 ‘예술의 수도’로 불린 프랑스 파리가 어떻게 전 세계 예술가들의 성지가 되었는지를 예술사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패션 큐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홍기 저자는 럭셔리 산업과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 패션이 어떻게 유통되고 전 세계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지를 복식사를 토대로 읽어낸다.
아울러 <매그넘 인 파리>는 파리가 예술가들의 수도였다는 점에서 착안해 한국의 시각 디자이너, 음악가, 공예가, 시인, 조향사, 영화감독 등이 참여한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관람객에게 다양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전시 슬로건 겸 카피 ‘문득, 파리/눈앞의 파리’는 명(名)카피 불리는 윤준호 서울예대 광고학과 교수(시인 윤제림)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파리 살롱’에서는 나전칠기 분야 젊은 예술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용선 남부기술교육원 교수가 파리를 주제로 한 나전칠기 병풍을 선보인다. 전시를 위해 제작된 매그넘 포토스 다큐멘터리는 재불 영화인인 장유록 감독이 촬영을 맡았고, 전시 디자인은 CGV, 모나미, 한화생명, 대림미술관과 협업을 진행해온 디자이너 이달우(스튜디오 마음 대표) 씨가, 음악 감독으로는 밴드 ‘훌리건’ 출신인 김유석 씨가 선임됐다. 또 배러댄알콜의 이원희 대표는 조향사로 ‘파리의 아침 산책’과 ‘파리의 밤’을 주제로 2개의 전시 주제 향을 개발했고, 디자이너 정산해 씨는 이번 전시를 기념해 국내 최초로 시멘트 프레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화려하고 낭만적인 파리의 원형이 구축된 나폴레옹 3세 시대의 파리를 조망하기 위해 당시 파리의 풍경이 담긴 일러스트와 고(古)지도, 희귀 도서와 엔틱 가구 및 소품으로 구성된 ‘파리 살롱’ 공간도 조성돼 관람객들에게 근대의 수도로서 파리의 진면목을 보여주게 된다.
전시를 기획한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의 김대성 대표는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로서 실재하는 도시인 동시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환상의 공간이기도 하다”며 “이 같은 파리의 모습을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의 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세계의 문화 수도로 불리는 파리를 새롭게 조망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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