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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남은 사과의 기억

<애플> | 2021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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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프리미어 상영된 후 꾸준히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며 언론 및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 <애플>이 22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공식 초청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완료했다. <애플>은 예고 없이 기억상실증을 진단받은 ‘알리스’가 병원의 제안으로 새로운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뜻밖의 여정을 담은 감성 드라마다.
원인 모를 단기 기억상실증 유행병에 걸린 ‘알리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은 이름도 집 주소도 아닌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맛이다. 며칠이 지나도 그를 찾아오는 가족이 나타나지 않자 무연고 환자로 분류된 ‘알리스’에게 병원에서는 새로운 경험들로 기억을 만들어내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알리스’는 자신처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를 만난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부문 그리스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된 <애플>은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최우수 작품상 후보, 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등에 이어 한국에서는 22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공식 초청을 받으며 각종 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애플>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단편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의 상실을 경험했다. 바로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정체성, 상실, 기억, 그리고 고통에 관한 모든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라고 그 착상을 밝힌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기억에 관한 탐구를 위해 이제껏 본적 없는 블랙코미디 우화를 만들고자 했고 8년에 걸친 구상 및 집필을 통해 지금의 <애플>을 탄생시켰다.
한편, <애플>은 예술계 거장들의 레퍼런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그녀>, <홀리 모터스> 등 개성 강한 영화들은 물론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 다양한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은 폴라로이드 사진과 아날로그 TV를 연상케 하는 4대 3 화면비를 채택해 주인공 ‘알리스’의 초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특별한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아날로그적 감성을 해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고자 한 점이 특징적이다. 영화 <애플>은 5월 중 개봉 예정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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