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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과 한국목판문화연구소는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 나무, 그림이 되다 : LAND·HUMAN·LIFE 전시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5월 4일부터 5월 30일까지 24일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목판화 대표작가 18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18인의 작가는 한국의 전통회화에서 볼 수 있는 미감을 현대적 양식으로 표현하며 주요한 목판화의 경향까지 화두로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100여 점의 대형 목판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방명록에 서명한 평화의 집에 배치되어 화제를 모았던 김준권의 <산운-0901>, 가로 9.6m의 길이로 해남에서 보길도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김억의 <남도풍색> 등 관람객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대형 목판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간간이 대중에게 소개된 바 있지만,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함께 만나 그 작품의 진가를 드러낸다.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를 생생하게 형상화한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한지에 목판 작업으로 완성한 정비파의 <낙동강-그리운 고향>, <지리산 이야기>, 김억의 <해남 땅끝마을>, <한라산과 영실계곡> 등 작품의 제목마저도 매우 사실적이다. 자연경관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과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각 세대의 정서를 다른 세대와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세대는 작품을 보고 옛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또 다른 세대는 훌쩍 떠나고 싶은 여행 충동을 느낀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나무, 그림이 되다>는 목판화의 비유적 표현이다. 제목처럼 목판화이지만 마치 회화를 넘보는 듯 섬세한 기술과 신비로운 색채를 담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김준권의 <이 산 저 산>과 <산의 노래>, 사실적 묘사가 매력적인 배남경의 <도시산책>, <기도하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이 외에도 리듬감이 있는 선의 조형과 단색판화를 콜라주하듯 표현한 강행복의 <화엄>, 일상의 경험을 다루는 유근택의 연작 <우리 사이에 강이 있어> 등 독자적인 특징을 가진 다수의 현대 목판화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전시는 국토(LAND), 사람(HUMAN), 생명(LIFE)을 주제로 구성된다. 1부, 국토에서는 숭고하고 장엄한 우리 삶의 터전을 환유(換喩)와 상징으로 표현한 김준권, 류연복, 김억, 정비파, 손기환, 홍선웅의 작품을 선보인다. 2부, 사람에서는 다양한 인물상의 역사적 서사와 현실적인 생태를 비판적 사실주의 관점에서 보여준다. 정원철, 이태호, 유근택, 강경구, 이동환, 이윤엽 등이 출품한다. 3부 생명에서는 윤여걸, 유대수, 안정민, 배남경, 김상구, 강행복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발현하는 기운과 생명성을 관조적으로 형상화한다. 이번 전시는 크고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관람객들이 휴식과 위안을 느끼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매체의 홍수로 감각의 역치(閾値)가 커지는 현대 사회에서 조각칼로 나무를 파내고, 겹겹이 종이로 찍어내는 ‘핸드메이드’ 목판화는 더 큰 자극 없이도 그 특질만으로 개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목판화가 새로운 대안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술의전당 유인택 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목판 문명을 탄생시켰는데 여전히 목판화라는 장르가 멀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세대가 목판화가 인상파나 현대 미술만큼이나 흥미롭고 볼거리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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