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보여 지는 연예인들의 웃음을 믿지 않았다. 필자는 그랬다. 겉으로 드러나는 그들의 웃음 뒤엔 나름의 애환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인간적인 고뇌와 좌절도 함께 하리란 것을 알지만, 뉴스 한 꼭지를 차지하는 그늘진 그들의 이면에 있었던, 색다른(?) 세계가 모든 것을 빛바래게 하였으므로 그들이 보여주는 진실을 믿지 않았다. 생리학적 웃음 그 자체였다. 분명히 ‘예능은 예능일 뿐’이었다. 이렇듯 시청자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즐기면 그만인 것이 일반적인 오락프로그램의 시청각이었다.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역사적인 첫 발을 뗀 무한도전은 그 후 <무(리)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되다가 2006년 5월 6일부터 현재의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명칭으로 분리하여 방송을 거듭하고 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최초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新분류 프로그램 꼭지를 만들며 진정한 리얼 오락프로그램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무한도전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필자는(솔직히) 무한도전의 이런 지나온 과거를 참고자료를 인용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왜냐하면 필자는 무한도전을 처음부터 이렇게 유심히 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종횡 무진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유쾌하고, 진실성 있는 언행들을 보며 마음을 완전히 주었고,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도 그들의 모습이 가슴에 아로새겨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이 지금도 파릇한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하다. ‘진. 정. 성’ 이것이 사랑받는 첫 번째 이유이자, 마지막 이유다. 진정성은 다름 아닌 시청자가 사랑을 주는 대신 그들에게 보내는 책임이다. 리얼 프로그램답게, 공인답게 그들은 신중해야 했고 깨끗해야 했다. 이 점은 현재진행형으로 프로그램의 존폐와 관계없이 멤버 각자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숙명의 길이 되었다. 어쩌면 깊은 산에서 수도하는 신앙인의 그것과 맞먹는 노력을 요하는 것이다. 멤버들도 스텝들도 이런 점에서 깊은 고뇌를 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 탈 없이 무한도전과 함께 나이 들고 성숙해지고 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 확연히 틀릴 것 같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엇비슷한 감정과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하하, 정형돈, 길의 모습에서 때론 철없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지나온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생활인으로서의 나와 그들이, 매 한 가지 삶이라는 위안을 얻는 안도감을 무한도전은 보여줬다. 사람은 누구나 일탈한다. 항상 바르게 살지만은 않는다. 경범죄도 저지르고 유혹과 금욕에 휘둘리는 일상을 살고 있다. 너무 깨끗하면 재미없는 법. 약간의 일탈을 하더라도 시청자는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만큼 친숙해져 버렸다는 말이다. 사진전은 토요일에 하는 본방이나 다시보기와 같은 영상물이 아니다. 찰나의 장면을 인화지에 옮겨 담은 것으로, 영상이 재미를 듬뿍 준다면 사진은 추억과 회상을 안겨 준다. 당시를 돌아보고 그들의 깨알 같은 표정과 장면을 가슴에 새기게 되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 디테일한 모습을 볼 좋은 기회다. 오래된 연인의 사진처럼 애정이 가고 웃음이 번진다. 일산킨텍스점에서 2주간의 일정을 마친 사진전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1월20일~ 2월2일까지)과 중동점(2월7일~2월16일까지)으로 자리를 옮겨 찾아간다. 2013년 5회째를 맞이한 무한도전 사진전은 일산킨텍스점에서 4만 1천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무한도전의 인기를 다시금 실감케 했다. MBC관계자는 “무한도전 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2주였으며, 시청자뿐 아니라 방문객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이후 전시회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2012년과 지난해 무한도전의 에피소드를 모은 화보집도 출간됐다.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화보집은 2012년과 2013년 에피소드 사진들은 물론 무한도전 멤버 7인의 멋진 독사진과 촬영 전후의 일상의 모습 등 다양한 사진들과 친필 사인까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무한도전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하고픈 아이템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당시의 진했던 웃음이 그대로 튀어 나온다. 화보집은 팬들을 위해 표지 색깔을 세 가지로 구분해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세련된 화이트, 정열적인 레드, 화사한 엘로우 색깔 중, 하나를 골라 선택할 수 있다.(본문 내용은 동일) 화보집의 구성은 PART Ⅰ2012은 무한상사 겨울야유회, 개그학 개론, 네가 가라 하와이 등으로 꾸며졌고, PART Ⅱ 2013은 뉴욕스타일, 명수는 열두 살, 무한상사 체육대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PART Ⅲ 에는 스마일, 퍼펙트, 어메이징, 러브 등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화보집과 별개로 무한도전 특집 중 ‘언니의 유혹’ 편의 영상만화도 출간된다. 무한도전 영상만화의 경우 처음 출간하는 것으로 무한도전의 또 다른 도전작인 셈이다. 여기에는 방송에 나갔던 이미지들을 말풍선 등의 효과를 통해 한 편의 무한도전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구성한 것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무한도전은 언니의 유혹 편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지속적으로 출간할 예정이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TV 예능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의미와 감정을 싣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 모르겠다. 또 프로그램을 만드는 스텝이나 멤버들도 “그냥 재밌게 봐주세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했으면 책임져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사랑한 쪽도 사랑받은 쪽도 애매모호하게 되어버린 <무한도전과 나> <나와 무한도전>은 감정이 한데 뒤죽박죽이 되었다. 무한도전이 사랑받는 것인가. 무한도전이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 일종의 연애 감정이 되어버린 첫 사랑의 얼굴 보러 사진전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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