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샵(barbershop)이 새로운 이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버샵은 쉽게 말해 남성 전용 이발소다. 언젠가부터 이발소는 우리나라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이용하는 미용실이 업계의 주류로 떠오른 반면에 이발소는 퇴폐업소로 몰려 쇠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발소는 최근 바버샵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바버샵 열풍을 주도 중인 인물이 바로 찰스바버샵 정철수 원장이다. 그는 기존 이발소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오로지 남성만을 위한 일대일 스타일링과 면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젊은 층은 물론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지고 있다. 본지에서는 56년 경력을 자랑하는 이용기능장인 찰스바버샵 정철수 원장을 만나 그의 파란만장한 이발 인생을 인터뷰했다.
찰스바버샵은 지난 2015년 7월 젊음의 성지인 홍대에 문을 열였다. ‘찰스’는 정철수 원장이 과거 조선호텔 근무 당시 단골이었던 외국인이 그에게 지어준 영어 이름이다. 즉, 정철수 원장은 자신의 이름을 건 바버샵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1966년부터 시작된 가위와의 인연은 어느새 올해로 56년째에 접어들었으며, 그간 조선호텔 20년, 신라호텔 6년, 힐튼호텔 4년 등 국내 유수 호텔 이발소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사회 저명인사를 단골손님으로 뒀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가 조선호텔에서 근무할 당시 단골손님으로, 정철수 원장의 솜씨가 마음에 들어 명절 때 그에게 선물을 챙겨줬을 정도다. 또한, 코오롱그룹은 무려 4대에 걸쳐 정철수 원장에게 머리를 맡겼다.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부터 2대 고 이동찬 회장과 3대 이웅열 전 회장 그리고 이규호 부사장까지 말이다. 이외에도 김무성 의원, 홍정욱 의원 등 정계 거물들은 정철수 원장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은 마음에 지금도 여전히 찰스바버샵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두상과 인상에 맞게 전 과정을 가위로 작업해 “미용실은 엄밀히 말하면 여성들의 장소입니다. 전통적으로 주로 여성 헤어스타일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미용사들은 여성들의 긴 머리는 잘 자릅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남성의 짧은 머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찰스바버샵은 남성 여러분을 위한 곳입니다. 당연히 미용실과 커트 방법도 다를뿐더러 고객 여러분의 두상과 인상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거기에 맞춘 최적화된 스타일을 제공해 드립니다. 이게 물론 말처럼 간단한 작업은 아닙니다. 저처럼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이 찰스바버샵을 믿고 자신의 머리를 맡기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렇듯 미용실과 바버샵의 가장 큰 차이는 커트 기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머리와 짧은 머리를 자르는 방법론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찰스바버샵은 일반 바버샵과도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정철수 원장은 일명 ‘바리캉’이라고 불리는 클리퍼 대신 이발의 전 과정에 걸쳐 오로지 가위로 작업한다. 정말 필요한 부분에만 클리퍼를 곁들이는 정도다. 보통 미용실이나 이발소에서 성인 남성 커트가 30분 이내면 끝나는 데, 정철수 원장은 1명의 머리를 만지는 데 족히 1시간 이상은 걸리는 이유다. 커트 한 번에 무려 3500번 정도의 가위질을 요하는 정철수 원장은 가위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달하고, 긴 머리와 짧은 머리용이 다르고, 숱치기용도 따로 있다고 한다. 물론 기계로 자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머리를 자르고 난 뒤 자연스러움 측면에서 기계는 가위질을 결코 따라가지 못한다고 정철수 원장은 강조했다. 이에 찰스바버샵 고객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고 전해지며, 계산하면서 다음 예약을 아예 잡고 가는 경우도 상당수다.
후진 양성에도 박차 정철수 원장이 오늘날 최고의 이발 장인이 된 것은 순전히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끝없이 공부했다. 일례로 정철수 원장은 과거에도 일본의 이용잡지를 몇 년간 정기구독하여 매달 새로운 스타일을 익히고 연구하기를 반복했다. 오늘날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때로는 업계 젊은 친구들이 하는 바버시연행사에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정철수 원장이 강산이 다섯 번 바뀌고도 남았을 시간 동안 뒤처지지 않고 최일선에서 이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저는 후진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성입니다. 자기 자신을 낮춰놔야 비로소 손님에게 공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로 그때 손님이 나에게 호감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제아무리 가위질을 잘한다고 해도 인성을 갖추지 않으면 손님의 마음은 뜨기 마련입니다. 항상 공손하게 정성을 들여서 고객서비스에 집중하라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정철수 원장은 이발에 관한 인식이 달라지며 바버가 되고 싶다는 청년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후진을 양성하여 찰스바버샵 직영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찰스바버샵 정철수 원장이 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바버샵 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져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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