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는 디지털 시대와 가장 극명하게 대치를 이루는 분야다. 그래서 많은 이는 인쇄를 사양 산업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출판 시장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영리하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호황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고급인쇄시장이 그렇다. 과거의 책은 정보만 잘 담으면 됐다. 그게 책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책의 퀄리티가 중요해졌고, 책이 곧 예술이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유화컴퍼니(대표 유화)가 주목받고 있다. 유화컴퍼니는 퀄리티 높은 사진 인쇄에 꼭 필요한 세퍼레이션 작업을 통해 유명 작가의 사진집과 화보집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오리지널 명화의 감동을 그대로 담은 갤러리북 시리즈를 출판하고 있다. 인쇄 전 공정을 빈틈없이 꿰고 있는 세퍼레이터로서 우리나라의 고급인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화컴퍼니 유화 대표를 만났다.
유화컴퍼니는 디자이너 출신 유화 대표가 차린 아트북 출판사이자 고품질 인쇄를 위한 세퍼레이션, 즉 분판 작업에 특화된 국내 대표 업체다. 유화 대표는 약 20년간 오직 최고의 인쇄술을 향한 갈망으로 인쇄와 관련한 모든 분야를 연구하고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누비며 원화의 색감과 느낌을 직접 보고 연구했다. 이를 통해 명화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책을 펴냄으로써 수많은 독자에게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으며, 이정진, 이갑철, 린다 코너, 브라이언 오스틴, 데이비드 앨런 하비, 브뤼노 레끼야르 등 작가를 고객으로 두며 고품질 사진집을 출간하고 있다. 이처럼 유화컴퍼니는 국내에서 세퍼레이션 작업을 제대로 하는 유일무이한 업체라는 평을 받으며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사진집은 물론 기업 캘린더, 화보집 등 고퀄리티를 필요로 하는 인쇄물을 주로 제작 중인 이곳은 다른 곳보다 제작비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주문이 밀려 미처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특히, 유화컴퍼니의 대표 시리즈인 갤러리북은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쉽게 명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약 2만 부를 판매하는 등 스테디셀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인쇄 전 공정 책임지는 국내 대표 세퍼레이터 디지털 데이터를 책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모니터에 색을 표현하는 RGB 데이터를 네 가지 잉크의 색, 즉 CMYK 데이터로 변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인쇄에서는 포토샵이 제공하는 기본값을 사용한다. 종이나 인쇄기의 종류 등 인쇄 환경이 바뀌어도 같은 데이터를 사용하면 결국 일반적인 퀄리티를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반해 유화컴퍼니 유화 대표는 인쇄 조건에 따라 최상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자신만의 CMYK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얻는 데만 그는 무려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세퍼레이팅을 하기 위해서는 종이에 대해 완벽히 알아야 합니다. 종이가 인쇄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잉크에 대해서도 숙지해야 하며, 인쇄는 도트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도트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인쇄기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 4가지를 정확히 알고 난 뒤 프로그래밍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여러조건에 맞는 데이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례로 비도공지(uncoated paper)와 도공지(coated paper)는 종이의 데이터가 달라야 한다. 코팅이 된 종이와 안 된 종이는 그 물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러한 물성을 무시하고 같은 데이터를 쓰는 현실이다. 그러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이에 다른 잉크를 쓰려면 데이터를 완전히 바꿔줘야 하는데, 바로 유화컴퍼니가 CMYK를 포함한 잉크 혼합 데이터를 만들어줌으로써 인쇄 조건에 따라 최상의 퀄리티를 제공한다. 이러한 그의 세퍼레이션 작업은 사진 인쇄 선진국이라 일컫는 이탈리아에 반해 그 품질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또한, 그는 명화 원작과 똑같은 인쇄 색감을 구현하기 위해 외국 현지의 미술관을 찾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원작을 직접 보며 노트북의 사진 파일 색 보정을 함으로써 이를 향후 작업 시 샘플로 쓴다. 이렇듯 20대 후반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고착화된 범용 인쇄의 한계를 넘고자 종이, 망점, 잉크, 인쇄기 등을 지속해서 연구하며 유화 대표는 국내 대표 세퍼레이터로 거듭났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인쇄기를 마련해 인쇄 실험을 함으로써 더 나은 인쇄 품질을 확보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한국화’&‘케이팝 스타 화보집’ 시리즈 제작 예정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미국의 대표적인 세퍼레이터 토마스 팔머는 스와로브스키와 작업을 하고, 독일의 출판·인쇄 전문가 슈타이들은 샤넬, 루이비통과 작업합니다. 이렇듯 품질의 목적이 있는 기업 같은 경우에는 프린팅 마스터가 따로 있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그러한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문화가 이른 시일에 자리매김하여 고급인쇄 시장이 더욱 성장하는 발판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유화컴퍼니 역시 세퍼레이팅 기술을 더욱 갈고 닦아 아름다운 예술품으로서의 책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겠습니다.” 2018년부터 갤러리북 시리즈를 낸 유화컴퍼니는 고흐의 그림을 두 권으로 나눠 낸 데 이어 최근 시리즈 3권 클로드 모네 편을 발간했다. 갤러리북을 위한 잉크도 특별히 개발하며 퀄리티에 특히 공을 들인 유화 대표는 더욱 많은 이들이 신비로운 명화의 감동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가격(2만 9,800원) 역시 합리적으로 내놓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차기 갤러리북 시리즈로 클림트 편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김홍도, 정선을 필두로 한 한국화시리즈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케이팝 스타 화보집에도 유화컴퍼니의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이들과의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화컴퍼니 유화 대표가 세계적인 인쇄 품질로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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