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전을 4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은 20세기 초반 애니메이션 고전 작품과 제작기법을 함께 살펴보며 오늘날 중요한 영상예술로 자리 잡은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맥락을 조명하는 전시다. 애니메이션은 여러 장의 화면을 연속으로 촬영, 조작하여 화면 속 대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촬영한 영화와 그 기술을 지칭한다. 영화만큼이나 오래된 영상 장르인 애니메이션은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시도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0-40년대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을 선도한 작가 5인의 대표 영화작품과 그들의 제작기법을 소개한다.
독일 출신의 로테 라이니거, 오스카 피싱거, 뉴질랜드 출신의 렌 라이, 체코 출신의 카렐 제만, 스코틀랜드 출신의 노먼 매클래런은 세계대전의 격동기 속에서도 보다 실감나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작품제작을 지속했다.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 제한적인 도구와 재료, 수작업만으로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 그들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역사의 전환을 이룬 고전으로 남아 후대의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수천 장의 종이 인형을 만들고 그 그림자를 촬영하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대가 로테 라이니거의 〈신데렐라〉(1922)와 <카르멘>(1933), 추상 영화를 통해 색, 형태, 리듬을 사용하여 후대 애니메이터에게 영향을 끼쳤고 시각적 음악의 예술을 발전시킨 오스카 피싱거의 <밀납 실험>(1921-26)과 <푸른 색의 작곡>(1935), 필름 표면에 직접 선을 긋고 색을 칠하는 ‘다이렉트 온 필름 애니메이션’기법을 개척한 렌 라이의 <투살라바>(1929), <컬러 박스>(1935)와 노먼 매클래런의 <블링키티 블랭크>(1955), 매 컷마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촬영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가 카렐 제만의 <크리스마스의 꿈>(1945)과 유리 인형 애니메이션 <영감>(1949) 등의 고전 애니메이션 작품 24편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와 함께 작가들이 고안해낸 혁신적인 기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술 노트, 제작 도구, 드로잉, 작가 다큐멘터리 영상 및 사진 등의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이를 위해 체코 국립영상자료원(NFA), 프라하의 카렐 제만 미술관, 주한독일문화원,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 뉴질랜드의 고벳 브루스터 아트 갤러리 렌 라이 센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시각적 음악센터 등 작가들의 자료를 연구‧소장 중인 세계적인 기관들과 협력을 진행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전은 발명가처럼 표현기법을 찾아 나간 애니메이션 선구자들과 그들이 일군 눈부신 기술적, 예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육적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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