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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세상에 던지는 돌직구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 2021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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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대한민국 대표 시사코미디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늘근도둑이야기> 무대에만 벌써 18년째 오르고 있는 간판 배우 박철민을 필두로 각종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씬스틸러로 활약해온 노진원ㆍ이호연ㆍ태항호ㆍ전재형ㆍ유일한 등이 출연, 부조리한 세상에 사이다 같은 돌직구를 날리며 통렬한 웃음을 선사한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1989년 4월 동숭아트센터 개관 기념 '제1회 동숭연극제' 초청으로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올린 이래로 故 박광정, 강신일, 문성근, 명계남, 유오성, 서현철, 이성민, 박해준, 최덕문, 김원해, 박원상, 정은표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명배우들이 대거 거쳐갔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정치풍자, 신랄한 시사코미디로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늘근도둑이야기>는 매 시즌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명계남과 박철민, 최덕문이 출연한 2003년에는 비가 오는 날에도 줄 서서 대기표를 받아야 겨우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해 오래도록 회자되기도 했다. 

제목부터 작품 특유의 골계미를 강조한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 늘근 도둑’과 ‘덜 늘근 도둑’이 부잣집의 금고를 털어 노후를 준비하려다 하필 높으신 ‘그 분’의 미술관에 잠입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금고를 털 시간을 기다리며 나누는 두 노인의 만담은 엉뚱하기 그지없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은 마치 빛바랜 거울처럼 우리네 삶을 비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두 도둑의 대화 안에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와 정치 현안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써 매 공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풍자 가득한 말재주로 관객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긁어주는데, 이것이 바로 시사코미디 장르를 대표하는 <늘근도둑이야기>의 백미이자 롱런 비결이다. 

도둑질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귀여운 할배 ‘더 늘근 도둑’ 역에 노진원ㆍ전재형ㆍ황성현이, 말로는 당해낼 수가 없는 허풍쟁이 할배 ‘덜 늘근 도둑’ 역에 박철민ㆍ태항호ㆍ추민기가 각각 개성 만점 캐릭터로 분해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은근 허당 매력으로 도둑들과 입씨름을 벌이는 ‘수사관’ 외 멀티 역에 유일한ㆍ이호연ㆍ한상우가 출연한다. 

남녀노소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며 장기 흥행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명품 시사코미디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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