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블유는 세계 최초로 화이트 아노다이징 구현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상용화 개발까지 마쳤다. 엔더블유는 이미 지난해 11월, 이 기술로 특허출원, 등록되었고, 12월에는 시제품 생산 및 테스트를 완료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화이트아노다이징 파이럿라인을 연구소에 구축하여 사용화 개발에 성공하였다. 화이트 아노다이징 구현 기술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그동안 국내 표면처리 전문기업뿐만 아니라 독일, 일본 등 해외 업체에서도 무수한 도전을 했지만, 화이트 아노다이징 구현개발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노다이징은 산화 과정을 통해 금속 표면에 생긴 기공에 염료를 함침시켜야 하지만, 흰색 염료는 분자 크기가 커 그 안에 함침되지 않는다. 즉, 염료에 의한 흰색 구현이 불가능하므로 염료를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한국재료연구원과 손을 잡은 엔더블유는 4가지 핵심 기술을 적용하여 화이트 아노다이징 기술 구현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제는 국내외 굴지 대기업과 스팩온을 추진하고 있는 엔더블유는 실제로 삼성 등 국내 수요기업과 제품 공급에 관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으며, 화이트 아노다이징 기술은 현재 양산 직전 단계다.
4가지 핵심 기술로 ‘화이트 아노다이징 방법’ 완성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알루미늄 기반 어플리케이션 중 화이트 색상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자동차, 가전, IT 등 산업의 20% 이상이 화이트 색상을 선호하고 있지만, 타 색상 제품과 달리 화이트 제품 생산 시에는 도색을 위해 별도의 공정이 필요하다. 이에 시간과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데, 엔더블유는 화이트 아노다이징 솔루션을 통해 화이트 제품의 표면처리와 함침을 원스톱 공정으로 처리하여 비용(30%)과 기간(50%)의 획기적인 감축을 가져왔다.
“저희는 4가지 핵심 기술을 통해 ‘화이트 아노다이징 방법’을 완성했습니다. 그 4가지란 바로 나노, 분산, 함침, 공정 기술을 뜻합니다. 우선 나노기술은 굴절률 등을 감안한 무기 재료를 구입하여 TOP 방식의 나노 설비로 나노 처리하여 자체 원료를 제조합니다. 분산기술은 자체 개발한 혼합 레시피를 통해 분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화이트 나노 안료를 개발합니다. 세 번째는 공정 기술입니다. 공정 기술은 화이트 안료 입자가 기공 속에 함침될 수 있도록 기공 크기를 최대한 확장시키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함침 기술을 통해 진공 챔버에서 아노다이징 된 제품에 화이트 나노 안료를 함침하여 화이트 컬러를 구현합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흰색을 내기 위한 도색 과정이 없어진다. 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절감돼 수많은 기업의 러브콜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휴대폰 고급화를 위한 메탈 작업 진행 과정에서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개발을 요청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엔더블유는 이 기술의 상용화와 경제성 확보를 위한 공업용 나노 안료 테스트 및 공정 최적화 진행에 한창이며, 내년부터 국내에 본격적인 양산을 개시하여 매년 베트남, 중국, 미국, 독일 순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렇듯 화이트 안료 판매처 및 판매 지역 확대에 따라 오는 2025년에는 매출액 241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엔더블유 이은한 대표는 자신 있게 말했다.
100세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바로 ‘기술’
엔더블유 이은한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면서도 독특하다. 평생을 기술과 함께 살았을 것 같은 이은한 대표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원래 공무원이었다. 19살부터 경남 지방공무원 생활을 5년간 한 그는 뒤늦게 들어간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메리츠,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16년간 근무하였고, 조선소 협력회사 CEO 경력도 지녔다. 그는 조선소에서 표면처리 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5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표면처리 업계에 발을 들였으며, 경상대학교 대학원 재료공정융합공학 석사를 마쳤다. 이에 제21회 도금경진대회 금상을 수상한 데 이어 표면처리업체 연구소장까지 7년간 역임한 이은한 대표는 엔더블유를 창업하여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화이트 아노다이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내며 그간의 경륜에 방점을 찍었다.
“100세 시대가 도래됐습니다. 하지만 공무원들도 60대가 되면 더는 근무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같은 사기업은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일하지 않고 어떻게 여생을 살 수 있을까요? 결국, 자신이 언제든 할 수 있는 기술이 하나쯤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인문학도 물론 필요하지만, 수명이 길어질수록 기술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젊은이들도 기술을 배워놓으면 나중에는 분명히 그 기술을 활용할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중장년층의 기술 재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자영업에만 목숨 거는 악순환을 끊고, 기술을 통해 여생을 즐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가장 필요한 라이프스타일은 바로 ‘소확행’하는 삶이라고 말하는 엔더블유 이은한 대표. 엔더블유 역시 기존 표면처리 업체와 경쟁이 아닌 상생의 발걸음으로 해당 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