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일 반도체공학회는 제4회 종합학술대회와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처음 제정된 해동반도체공학상 시상이었다. 해동과학재단이 반도체 분야에서 연구자를 선정한 건 이번이 최초로 반도체공학회와 함께 시상했다. 반도체 기술과 제품 개발에 공로를 세운 초대 해동반도체공학상 수상의 영예는 ㈜스카이칩스 이강윤 대표(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그는 아날로그, 전력, 무선주파수(RF) 분야 반도체 개발에서 우수한 역량과 업적을 공인받았다. 이강윤 대표는 “반도체공학회에 처음으로 주는 상이라 영광으로 생각하며, 해동과학재단 및 반도체공학회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반도체 분야에 뜻을 둔 제 자식에게 아버지로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회사 경영과 후학 양성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을 많이 챙기지 못했는데 그런 점을 이해해주고 항상 저에게 힘이 돼준 아내에게 특히 고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본지에서는 국내 대표 반도체인으로 우뚝 선 이강윤 대표를 만나 스카이칩스의 경쟁력과 올해 계획을 취재했다.
스카이칩스 이강윤 대표는 1998년경 서울대학교 집적시스템 연구실 선후배들이 모여서 설립한 RF IC 설계 전문 팹리스 회사의 창립 멤버로 제품 설계 및 개발에 참여하여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연구실에서 R&D를 진행하면서 혁신적 IC를 설계하는 팹리스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껴 지난 2019년 스카이칩스를 설립했다. 성균관대학교 집적회로 연구소 실험실에서 출발한 반도체 스타트업인 스카이칩스는 젊은 구성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집적회로를 설계하고 있으며, 4차 산업 시대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IC 공급이 필요함에 따라 RF 솔루션, Power 솔루션, AI 솔루션 등이 적용된 제품 제작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협력사의 수익성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이렇듯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스카이칩스를 혁신기술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이강윤 대표는 해동반도체공학상 수상 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비롯해 ‘2016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제19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 대전’에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그는 총 161편의 SCI급 논문을 출판했으며, 110건의 국제·국내 특허를 보유하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발전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괄목 성장 거듭하는 스카이칩스
꼭 1년 만에 다시 만난 스카이칩스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아니, 많이 성장해 있었다. 우선 스카이칩스는 30명대였던 임직원이 70명대로 약 2배 증가했고, 다수 정부 과제를 수주하며 2021년 연 매출 60억을 돌파했다.
“스카이칩스는 학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구성원이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창출됩니다. 여기에 대기업 임원 출신의 경험 많은 분들을 지난해 스카이칩스 임원진으로 많이 모셨습니다. 이에 스카이칩스는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건 물론 제 역할의 상당 부분을 분담해주셔서 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조직체계가 안정된 가운데, 저희 임직원분들이 나날이 발전 중인 스카이칩스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에 굉장한 보람을 느낍니다.”
스카이칩스는 지난 2년 동안 주로 협력 기업의 용역과제 형태로 협력 기업이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과제를 이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자체 제품을 기획 및 개발하는 것에 방점을 둘 전망이다. 그 일환에서 스카이칩스는 양산조직을 갖춘 상태다. 즉, 자체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전 시스템을 완비하였으며, 수요기업과 협력체계도 강화하는 등 스카이칩스는 양질의 기업 성장을 위한 모든 토대를 마련했다.
연내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 상용화 목표
“스카이칩스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입니다. 팹리스 중에서도 AI를 기반으로 지능형 RF, 지능형 전력용 반도체, 지능형 센서 IC 분야를 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는 기반을 다져왔다면, 올해부터는 원거리 무선충전 제품, 에너지 하베스트 IC, 바이오 센서 IC 등을 본격적으로 제품화하기 위하여 총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스카이칩스는 아날로그 회로와 전력용 반도체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혁신적인 도전으로 한 세대 앞선 독창적인 제품을 선보이겠습니다.”
스카이칩스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원거리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송신기에서 나오는 무선주파수(RF) 빔이 수신기 집적회로(IC) 칩이 내장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IT 기기로 전달되면 충전되는 방식으로, 스카이칩스의 ‘근거리 무선충전 기술’을 진일보시킨 것이다. 현재 스카이칩스는 원거리 무선충전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으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제품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비단 IoT/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나아가서는 스마트카 등에도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
현재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해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지원이 단발성으로 그치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중소중견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정부 차원에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적극 육성 및 지원해야 스카이칩스를 비롯한 혁신 반도체 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다고 이강윤 대표는 강조했다.
“저는 연구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원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회사로 스카이칩스를 발전시켜가겠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연구원의 워라밸을 많이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연구원의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회사로 기업체계를 잡겠습니다. 그리하여 올해는 스카이칩스의 모든 임직원과 가족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올해 핵심 목표인 자체 제품화를 통해 100억 이상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오는 2024년 상장을 계획 중인 스카이칩스 이강윤 대표. 한계가 없는 기술력을 지닌 스카이칩스가 향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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