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공연장이 도심 중심이 아닌 시 외곽 지역에 건립되어 지역 전체의 문화 발전에 공헌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BAM(Brooklyn Academy of Music)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연들을 매년 선보이며 맨해튼의 공연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에선 도쿄 북쪽 사이타마 현에 위치한 사이타마 예술 극장이 도심과 떨어져 있음에도 탁월한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운영으로 세계적 공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 마곡동에 세워질 LG아트센터 또한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소외 지역이라 인식되어 왔던 서울 서남권 지역을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공헌하고 문화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예술의 허브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마곡 LG아트센터는 2개의 공연장(그랜드 씨어터와 블랙박스)으로 구성된다. 그랜드 씨어터는 풀 편성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까지 공연할 수 있는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다. 직사각형 프로시니엄 형태로 가로 12M에서 20M까지, 높이는 8M에서 12M까지 변화가 가능하고, 소리가 반사되는 잔향 시간을 1.2초에서 1.85초까지 조정하여 장르에 따라 적합한 음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1층 742석, 2층 315석, 3층 278석 규모로 2, 3층의 발코니 좌석은 무대를 감싸듯 곡선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역삼동 LG아트센터에 국내 최초로 도입됐던 건축분리구조공법(Box in Box)을 홀 전체에 반영하여, 지하철뿐 아니라 헬리콥터 및 항공기 소음까지 완벽히 차단시켰다.
2개 층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는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 배치를 자유 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프로시니엄 구조는 물론, 무대를 중앙에 두고 양쪽 객석을 마주보게 하거나, 객석이 무대를 감싸게 하는 등, 아티스트의 의도에 따라 유연하게 무대와 객석을 조합할 수 있다. 이중벽체구조가 적용되어 소음을 차단시켰으며, 연극, 무용, 재즈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은 물론, 컨퍼런스도 진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오케스트라 및 뮤지컬, 오페라 연습까지 가능한 대형 리허설 룸과 무용 및 연극 연습에 적합한 중간 크기의 리허설 룸이 설치되어 공연 제작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구현하였다.
1,000석의 단관 공연장이었던 역삼동에선 다양한 컨템포러리 공연 소개에 집중했다면, 마곡에선 더욱 커지고 다양해진 공간을 활용하여 보다 폭넓은 관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개관 초기엔 뮤지컬을 비롯하여 서커스, 대중음악 콘서트 등의 엔터테인먼트, 대형 발레와 오케스트라를 그랜드 씨어터에서, 관객 참여형 연극과 어린이 공연, 캐주얼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공연, 주변 직장인들을 위한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공연 등은 블랙박스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마곡 LG아트센터는 2개의 공연장 외에도 예술교육 시설, F&B 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단관 규모의 역삼동 공연장에서는 제공할 수 없었던 다양한 컨텐츠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역삼동에서의 22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마곡에서 다음 20년을 새롭게 준비하는 LG아트센터는 공연예술과 과학, 자연이 한곳에 집중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서남권 관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뿐 아니라 서남권을 넘어 서울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