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이다.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이후 건달들의 표적이 된 부산의 작은 포구 ‘구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치열한 생존 싸움을 다룬 스토리, 강렬한 캐릭터, 날것의 액션 등 장르적 재미를 덧붙였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구암’은 실재하지 않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재탄생된 도시이다. 손바닥만 한 작은 항구에서 법도 규칙도 없이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이 공간에서 보여지는 여러 가지 군상의 인물들 또한 어딘가에 있을 법한 누군가를 다루는 것처럼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천명관 감독이 “조금 더 사실적이고 진짜인 건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힌 것처럼 <뜨거운 피>의 이야기는 거대한 조직이나 정경유착, 혹은 공권력의 개입이 존재하는 다른 느와르 영화와는 달리, 오로지 살기 위해 뭐든지 하는 밑바닥 건달들의 끈적하고 날 것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기존의 영화에서 나오는 멋있고 폭력적인 건달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단 직업이 건달인, 더 내려갈 곳이 없는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섬세하게 묘사해냈다. 정우는 영화에 대해 “MSG가 들어가지 않은, 작위적이지 않은 정통의 느와르 영화다. 부산을 배경으로 했던 작품 중 가장 리얼하고 날 것의 캐릭터였다”라며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재미와 완성도를 예고했다.
또한, 영화 <뜨거운 피>는 베스트셀러 작가 천명관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한국형 스릴러의 대가인 김언수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이 갖고 있는 강렬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에 천명관 감독의 섬세한 표현력과 특유의 통찰이 더해져 근래 본 적 없는 웰메이드 작품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학계의 신뢰도 높은 두 작가의 만남만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영화 <뜨거운 피>는 3월 23일 개봉하여 절찬리 상영 중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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