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새, 별, 그리고 태양, 달, 별자리와 사다리 등의 모티프는 호안 미로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종합적으로 빚어낸다. 이번 전시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은 그의 작품 활동 후반기 40년에 걸쳐 집성화된 예술적 모티프와 뚜렷한 화풍의 발전 양상을 잘 보여준다. 전시는 바르셀로나 호안 미로 미술관과 공동 주관하며,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엄선된 유화, 드로잉, 판화, 태피스트리, 조각 등 70여 점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호안 미로는 1893년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 근처의 몬로이치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을 겪은 미로는 수년에 걸쳐 자신만의 화풍을 정의하게 되었는데, 특유의 상징적 모티브를 구축하며 독특한 우주론을 표현했다. 초기 그는 다양한 예술 집단과 다다이즘에 속한 화가, 시인들과 교류하며 사실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점차 소박하며 찬란한 색, 그리고 단순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인 초현실주의풍을 완성해나갔다.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석판화, 벽화, 세라믹 그리고 야외조각 등 광범위한 작품을 남겼고, 1930년대 부르주아 사회를 지지하고 있던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부정하는 ‘회화의 암살’을 선언해 당대 미술가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쳤다. 르네상스 후기의 회화 전통을 버리고 원근법, 중력, 부피가 주는 환영, 음영, 색에서 해방된 공간을 만들어냈고 미로가 새로이 빚어낸 그림 속 공간은 이후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후 미로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통해 형태를 엄격하게 통제하면서도 원대하고 창의적인 자유를 그려냈다. 그림을 한층 재미나게 만들어 주는 생기발랄하고 독창적인 기호와 선명한 색은 회화, 드로잉, 판화, 조각, 세라믹 등 다양한 매체에 걸쳐 표현되었다. 특유의 화풍과 스타일을 확립한 미로는 1975년에 고향 바르셀로나에 호안 미로 미술관을 창립했다.
이렇듯 순수한 색과 제한된 회화적 요소로 상징적 언어를 표현하는 미로는 타고난 호기심과 감각으로 원대한 자유를 그려낸다. 미로는 작품의 해석을 관객에게 맡기는데 시인이 표현하면 해석은 독자의 몫이 되는 이치와 같다. 미로의 시적 표현이 관객의 무한한 상상력과 해석을 자극하길 기대하며, 미로 고유의 언어이자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트렌디한 취향과 스토리텔링으로 MZ 타켓의 인기 브랜드 29CM와 미대 출신으로 음악과 패션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국힙 원톱 래퍼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와 함께 오디오 가이드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더욱 친근한 전시해설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도슨트 전시해설로 작품의 이해를 높일 수 있으며, 어린이 대상 교육으로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프로모션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