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12월 30일~31일이 되면 ‘송년’ 혹은 ‘제야음악회’라는 이름의 콘서트가 세계 유명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나누거나 새해를 맞이하는 들뜬 분위기를 연출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송년음악회는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대표하는 특별한 전통이 되기도 하는데, 바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질베스터(Silvester, 독일어로 12월 31일을 뜻함) 콘서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클라우디오 아바도, 사이먼 래틀 등 최고의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출연하는 질베스터 콘서트는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독일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송년을 함께하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12월 31일 저녁 8시에 공연된 ‘2022 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개성 넘치는 무대로 풍성하게 꾸며졌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못한 아쉬움 속에서 다시금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음악을 통해 벅찬 감동으로 희망을 전하기 위해 최고의 연주자뿐 아니라 개성 넘치는 댄서, DJ까지 함께해 더 나은 새해를 기대하는 한 해의 마지막 밤을 축제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해마다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발레, 뮤지컬 넘버 등 다채로운 장르와 함께하며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 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는 2022년을 맞아 조금 더 파격적이면서 매력을 극대화한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 해마다 자신의 손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휘자 최수열이 2022년에도 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를 이끌었다. 아울러 과감하면서도 대담한 표현력으로 개성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한 해의 마지막 밤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왁킹 댄서 립제이, 탭 댄서 오민수, DJ 하임이 함께해 보다 색다른 무대로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립 제이는 조진주가 협연하는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에 맞추어 절도 있으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왁킹을 보여줬고, 오민수는 조지 거슈인의 아이 갓 리듬에 맞추어 경쾌하면서도 화려한 탭댄스를 선보였다. DJ 하임은 공연을 진행하는 호스트의 역할로 무대에 섰다.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하우스 일렉트로닉 음악을 오프닝으로, 곡 중간중간 흐름을 주도하며 특별하고 이색적인 공연의 진행을 이끌었다.
송년음악회의 대미는 라벨의 라 발스로 성대하고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여린 소리로 시작되는 선율은 조금은 미약하고 아쉬움이 가득한 현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하지만, 오케스트라가 모두 함께 연주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며 풍성해지는 화음은 다가올 새해의 희망에 대한 기대를 한껏 충족시키며 객석을 벅찬 감동으로 물들였다.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의 정점에서 롯데콘서트홀이 준비한 다채로운 무대는 감동과 환희, 역동적인 생동감을 전하기에 더없이 충분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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