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고민은 항상 상업적 결합에 따른 자괴감에서 온다. 순수한 작품 활동만 한다면 더 없이 이상적이겠지만, 작가도 사람이고 밥을 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작가가 직접 영업을 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트페이 이종호 대표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창작가와 작품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 사이에서 다리가 되어 주는 사람이다. 아트페이의 역할에 관해 이 대표의 말을 빌려 소개한다.
“열 알레르기라고 들어 보셨어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가니 그렇다더군요.” 아트페이 이종호 대표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답게 몸에 꺼지지 않는 난로를 가진 모양이다. ‘일할 때가 가장 좋다’고 말하는 그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어려움 이기고 예술문화에 헌신
이종호 대표는 일본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에도 입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사업을 펼쳐 한류가 한창이던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하던 소위 잘나가던 사람이었다. 이 대표는 “귀국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위독하시다는 말씀을 듣고 입국했다가 결국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국에 다시 들어와 사업을 했을 때,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고 대금의 결제부분도 명확해서 수월하게 사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은 아직까지 그렇지 않더군요(웃음). 2년 동안 거래처의 대금 미결제로 부채만 생기고 고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최고의 고난기를 겪은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다시 재기를 노린 이종호 대표는 아트페이를 설립하기 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비롯해 의류 사업 등 갖은 노력을 다했고 예술과 전혀 무관한 사업을 펼쳐 재기에 성공,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몰두하고자 현재의 아트페이를 설립하게 되었다.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생각하다
아트페이는 크게, 작가와 상업미술을 연결하는 에이전시의 역할과 작품을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 판매를 하고 있다. 또 아트페이에 속한 작가는 미술과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창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200여 명의 작가 및 뮤지션이 아트페이와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종호 대표는 “아트페이 설립 전부터 제 아이디어를 작가들과 공유하고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다 문화예술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을 보았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종합문화예술에 대한 에이전시 회사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처음 아트페이를 설립하고 수익을 위한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신뢰를 쌓는 데 치중했습니다.”라고 설립 초기 운영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아트페이와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마치 작가를 구속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저희도, 작가도 원치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트페이와 작가와의 신뢰이며 믿음입니다.”라고 소개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고 돈을 위해 하는 사업이 아님에도 이종호 대표의 열정은 식기는커녕 더 불이 붙었다. 올해 초 가진 사업설명회에는 초청 작가들보다 더 많은 수의 작가들이 참여해 아트페이의 행보에 관심을 나타냈다.
창작가와 문화 수요층의 허브
이 자리에서 아트페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천명했으며, 공동브랜드 [A,](에이콤마)구축으로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상업미술을 원하는 기업 및 단체에게 선 제안 하겠다는 의미로 통합솔루션을 제공할 것임을 제안했다. 또 작가들과 수요층을 위해 올해 3월경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는 특정 기업이 원하는 솔루션에 대한 선 제안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작가는 자신의 창작활동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줄이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이종호 대표의 구상인 것이다. 아트페이를 단적으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종호 대표는 “브릿지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로 인해 작가들이 행복해 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항상 예술 하는 사람들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상업적 활동을 한다고 일방적 비난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죠. 아트페이의 역할이 바로 이런 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라며 아트페이의 역할론에 관해 말했다.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당해 연도 3년 전의 데이터와 미래예측을 통해 흐름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아트페이는 “주먹구구식의 프로젝트나 일회성 기획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습니다. 공동브랜드 A,를 만들겠다는 것도 작가들의 작품과 데이터가 있고 앞으로 어떤 트렌드의 예술문화가 주효할지에 대한 예측 가능한 자료를 DB로 구축하고 있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에 대한 선 제안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고 부연했다.
아트페이 이종호 대표는 짧게는 3년 안에 예술인을 위한 네트워크(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작가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축적하고 융합적 작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업이나 단체는 아트페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솔루션을 제공 받을 수 있으며 창의적 활동으로 똘똘 뭉친 작가들은 주문받은 프로젝트를 연합 혹은 개인이 진행할 수 있는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호 대표는 “항상 경영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제 스스로 여력이 부족해 더 많은 기회와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다는 아쉬움이었다.”며 “예술과 돈이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아트페이가 건전한 브릿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결국 재산’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아트페이 소속 작가들의 생일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또 다른 회사와는 달리 오히려 직원이 회식을 언제 하냐고 할 정도로 돈독한 유대감을 가진 아트페이는 이 시대 예술인과 기업이 원하는 유형의 문화전달이자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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