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약 17년 만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3월 5일 종영한 <일타 스캔들>은 최고시청률 1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두며 올 상반기 최고 히트작으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모처럼 로맨틱 코미디물을 선택해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며 해당 장르의 나이 장벽을 보기 좋게 깨뜨린 배우 전도연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로코를 할 수 있다. 로코는 절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배우 전도연을 조명해봤다.
인기리에 종영한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쌉사름한 로맨스로, 전도연은 극 중 전직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 역을 맡았다. 전도연은 ‘남행선’ 캐릭터에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얹은 대체 불가능한 열연으로 <일타 스캔들>의 성공에 일등공신이 됐다.
전도연은 “시청률이 이렇게 잘 나올 줄은 몰랐다. 시종일관 응원해준 분도 많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도 팬이라고 하고, 제 딸이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엄마 드라마 잘 본다고 말한다더라. 이 드라마가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 역시 <일타 스캔들>을 재밌게 봤다. 그렇기에 흥행 면에서도 성과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일타 스캔들>의 성공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관해 최선을 다해 사는 책임감 있는 모습이 좋았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남행선’의 그러한 모습이 나에게도 와닿았고 응원도 하고 싶었다.”라며 “내가 ‘남행선’을 응원하는 만큼 자신이 선택한 것에 관해 열심히 사는 것을 사람들이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남행선’ 캐릭터에 끌렸던 이유를 설명했다.
<일타 스캔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로맨스에 있다.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과 까칠한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로맨스는 애틋함을 넘어 풋풋하기까지 했다. 후배 정경호와의 호흡이 어땠냐는 질문에 전도연은 “나이 차이로 인한 불편함 같은 것은 없었다. 최종회 키스신도 잘하지 않았나. (웃음) 다만 키스신 촬영할 땐 엄청 어색했다. 이렇게 대로변에서 대놓고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이 작품을 하면서 사회 전반에 깔린 로맨틱 코미디물에 관한 선입견을 느꼈다. 분명한 점은 로코는 젊은 친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것이며, 10년 후에도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에 이어 지난달 31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길복순>으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10대 딸의 싱글맘인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손에 잡는 건 다 무기가 되고, 성공률 100%의 완벽함을 겸비한 킬러 ‘길복순’ 역으로 전에 본 적 없는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그녀는 킬러와 엄마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길복순’에 관해 “킬러와 엄마라는 모순된 삶 속에서 딸의 성장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전도연은 데뷔작 <접속>부터 <너는 내 운명>, <밀양>, <무뢰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숱한 대표작과 최근 <일타 스캔들>과 <길복순>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한국 여성 캐릭터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올해가 아직 상반기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2023년은 더 두고 볼 것도 없이 전도연의 해로 기억될 게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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