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정화는 요즘 ‘차정숙’으로 불린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20%에 가까운 시청률에 화제성까지 사로잡으며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데뷔한 지 30년이 된 엄정화는 배우와 가수로도 최정상을 찍은 슈퍼스타지만, 자신의 이름보다 드라마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을 ‘엄정화’가 아닌 ‘차정숙’이라고 불러주는 수많은 시민을 만날 때마다 행복함을 느낀다는 그녀를 심층 취재했다.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4위를 기록한 <닥터 차정숙>은 의대를 졸업했지만, 전업주부로 20년을 지낸 차정숙이 간이식을 받는 큰 수술을 겪은 후 주변과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1년 차 레지던트가 되어 주체적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엄정화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차정숙’을 연기했는데, 경력단절을 겪은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사며 큰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엄정화는 “배우로서 <닥터 차정숙>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6년 만에 하는 드라마이기도 했고, 제가 온전히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만약 이 작품이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끝난다면 제가 배우로서 서게 될 입지가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차정숙은 저에게 있어서 너무도 중요한 시기에 용기를 내어 한 캐릭터인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랑과 응원을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닥터 차정숙>이 신드롬과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엄정화만이 할 수 있는 따뜻한 연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분명 ‘불륜’이 주요 소재다. 하지만 20년 차 전업주부에서 꿈을 찾아 도전에 나선 차정숙의 성장기를 엄정화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녀는 “처음 이 대본을 접했을 때 오롯이 차정숙이라는 여자의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로 병원에 들어갔을 때 차정숙이 베푸는 친절과 따뜻한 마음이 자칫 공감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종일관 그 지점에 집중하여 연기를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제가 차정숙 역할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칭찬을 받게 될 거란 기대는 전혀 하지 못했어요. 드라마가 워낙에 잔잔하고 격정적인 신도 별로 없어서 그저 차정숙에게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죠. 그런데 드라마가 시작하니 제 연기에 관한 칭찬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접하게 돼 놀랍고도 좋았습니다.”라고 털어놨다.
<닥터 차정숙>으로 N차 전성기를 구가 중인 엄정화는 요즘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톱가수로서의 위용도 한창 뽐내고 있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댄스가수 계보를 잇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전국을 돌며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다양한 팬들을 직접 대면하고 함께 즐기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엄정화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완선, 이효리, 보아, 화사 등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배반의 장미’, ‘포이즌’, ‘몰라’, ‘페스티벌’, ‘디스코’ 등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이처럼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바쁜 나날을 잇고 있는 그녀는 재작년부터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열정이 있는 한 가수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엄정화의 생각이기도 하다. 아울러 오래오래,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가 앞으로도 꾸준히 차정숙같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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