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은 지난달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시장 트렌드와 사업환경의 변화에서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LG전자가 이날 소개한 내용은 지난 5월 구광모 회장 주재로 개최된 '상반기 전략보고회'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당시 구광모 회장은 "변화를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이번에 진행된 LG전자의 비전 선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질적 성장을 강조해왔던 구광모 회장이 혁신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구광모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비핵심 혹은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사업 부문을 과감히 매각하거나 축소하고, OLED·배터리·자동차 전장 등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2021년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MC사업본부)을 철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구광모 회장의 이러한 혁신으로 LG그룹 매출은 2019년 138조 1,508억 원에서 지난해 190조2,925억 원으로 3년 사이 3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조 6,341억 원에서 8조2,202억 원으로 77.4% 늘었다. 2020년 말 LG화학에서 독립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을 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등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중·장기 미래구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 등을 꼽았다. 이들 변곡점에서 LG전자가 집중하는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 경험 영역에서의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발표를 맡은 조 사장은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를 향해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재무적으로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을 달성하고, 지난해 65조 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 원까지 끌어올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한편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4박 6일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동행하며 화제를 모았다. 구광모 회장은 폴란드에서 전기차 시장과 함께 성장 중인 유럽 배터리 시장을 비롯해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