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 작가는 흡사 카멜레온과도 같다. 대학에서 섬유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MBC 및 CTS에서 방송 리포터와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적성에도 썩 맞아 오랜 기간 방송계에 몸담았지만, 그에게는 들끓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 이에 그는 신문방송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까지 마치며 마케팅 강의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해나갔다. 여기에 더해 김지숙 작가는 우연히 책방 골목을 지나가다가 이응록의 책가도를 접했는데, 이것이 그의 인생 향방을 다시 한번 180도 뒤바꿔놓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그는 현대미술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 조선 그림에 심취해갔으며, 보면 볼수록 옛 멋과 고풍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민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는 한동안 이른바 ‘책거리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시대적인 상황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책가도에 세대별로 서로 다른 내용을 담아 전 연령대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 동심을 그림으로 표현한 ‘동심 시리즈’를 내놓으며 작품세계에 또 한 번의 변주를 준 김지숙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한민국신미술대전 초대작가로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전통미술 부문 특선 3회, 입선, 울산미술대전 최우수상, 경상남도미술대전 특선, 북경국제아트페어 우수작가상 등 다수 수상하며 뛰어난 예술관을 공인받았다. 국내외 다수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하며 활발한 활동 중인 김지숙 작가는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브랜드 팝업‧전시‧행사 대관 등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콜라보하우스 조이’를 개관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다.
내 마음속 동심을 꺼내어볼 수 있는 ‘동심 시리즈’ 선봬
“제 동심이 곧 모든 어른의 동심일 것입니다. 어릴 때 저는 할머니 집에서 주로 자랐습니다. 할머니가 평상에 앉아 막걸리를 저어서 주셨던 기억도 납니다. 막걸리를 먹고 잠들고 나면 저녁이 다 되었죠. 그럼 저는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버스정류장으로 갔고, 근처 약국 약사님께서 길가에 있으면 위험하니까 나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엄마, 아빠 손을 꼭 잡고 놀이동산 갔다가 풍선을 들고 오는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습니다. 제 무의식 속에 그때의 부러움과 서운함이 떠나지 않았나 봅니다. 제 그림의 풍선 시리즈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김지숙 작가는 최근 풍선 시리즈와 같은 동심 시리즈에 천착하고 있다. 소녀의 동심을 그림으로 표현 중인 이 시리즈는 어릴 적 모습과 그 당시 장난감 등을 통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개개인의 동심을 깨운다. 특히 김지숙 작가의 동심에는 늘 색동이 있다. 그 색동에 7가지 정을 담고, 그리움을 담고, 못해본 한을 담고, 서글픔을 담아낸다. 그렇게 7가지 색깔 색동옷을 입은 그의 동심은 뾰로통한 얼굴로 오늘도 질문을 던진다. 실제로 수많은 관람객은 자신의 어릴 적 추억 속 한 요소를 꺼내어 작품을 해석한다고 하며, 자기 손주 모습 같다고 그림을 한참 감상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김지숙 작가는 많은 이들이 작품을 보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복합문화공간 ‘콜라보하우스 조이’ 개관
김지숙 작가는 지난 3월 18일 약 100평에 달하는 복합문화공간 콜라보하우스 조이를 개관했다. ‘어른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는 이곳은 부산 최초 팝업 전용 복합문화공간으로 벌써 ‘스콘 맛집’, ‘커피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부산의 성수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는 ‘어른들의 놀이터’라는 테마 아래 콜라보하우스 조이를 만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명료합니다.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어릴 적 구슬치기하면서 놀았던 그 즐거움을 간직하면서 이곳에서 잠시나마 그러한 즐거운 요소들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소중한 추억을 지금도 부단히 만들어가는 어른들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콜라보하우스 조이는 커피와 스콘 디저트가 맛있는 사상 대형카페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이곳을 단지 ‘커피’와 ‘스콘’으로만 기억해서는 곤란하다. 콜라보하우스 조이에서는 이외에도 와인이나 브런치도 함께 판매하는 것은 물론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지향점처럼 전시나 팝업을 상시로 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김지숙 작가의 동심 시리즈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김지숙 작가는 콜라보하우스 조이에서 많은 이들이 ‘enJOY’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는 그림을 팔지만, 컬렉터의 마음을 사는 것
작가에게는 필연적으로 창작의 고통이 따른다. 김지숙 작가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동심’을 만난 순간 그러한 고민이 일순 사라졌다고 한다. 즉, 그에게는 동심이 바로 영감의 원천이었다. 이에 김지숙 작가는 앞으로 자신이 그려 나가게 될 동심 작품들이 더욱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MZ세대들은 40~50대가 즐겼던 옛것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그림 속에 담으면 MZ세대들도 좋아할 만한 그림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현재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오는 7월 코엑스에서 ‘서울 코엑스 어반브레이크’라는 아트페어가 개최됩니다. 이 아트페어에는 MZ세대와 같은 젊은 세대가 많이 방문하기에 40~50대가 좋아했던 로봇, 뽑기 등 요소를 작품에 반영한 동심 시리즈로 이들과 소통해볼 예정입니다.”
김지숙 작가는 K-아트의 일선에 있는 예술가답게 이달에는 영국, 10월에는 스위스 취리히 아트페어에 참가를 확정했다. 이달 22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 영국전시는 ‘바라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며, 총 28인의 한국 민화 작가들이 참가한다. 현지 언론에도 소개될 만큼 큰 관심을 끄는 이 전시에서 김지숙 작가는 동심 시리즈 작품 2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도 세대별 동심을 담을 수 있는 작품세계로 왕성하게 국내외를 막론하고 활동하고 싶다는 김지숙 작가. 마지막으로 그는 “작가는 작품을 파는 게 아닌 컬렉터에게 감동을 사는 것”이라며 “동심이 나에게 쓱 들어오는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문 제목은 항상 ‘Remember Me’로 동심을 표현”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출처: 퍼블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