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의 나라>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재판을 주요 소재로 해 역사적 소용돌이에 휘말린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 그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들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그리고 부정 재판을 주도하며 위험한 야욕을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거대 권력의 중심인 합수단장 '전상두'(유재명)가 그 주인공들이다.
먼저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는 당시의 재판 기록들과 재판에 참여했던 인물들을 종합적으로 대변하는 창작된 인물로, 나이부터 가족 관계, 영화 속 등장하는 에피소드 등 대부분이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 또 명령에 의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는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해 각색된 인물이다. 추창민 감독은 "나조차도 잘 몰랐던 인물인 박흥주 대령에 대해 자료조사를 하면서 이 사람을 한 번쯤은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권력을 위해 재판을 움직인 자 '전상두'는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했지만, 당시 권력의 실세라는 중심 요소를 두고 영화적으로 각색된 인물이다. '전상두' 역으로 추창민 감독과 현장을 함께한 유재명은 "감독님이 매 순간 최고의 컷을 만들기 위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에너지에 많이 놀랐다"고 말해 극적인 재미와 완성도를 살린 추창민 감독만의 연출을 기대하게 만든다.
특히 추창민 감독은 전작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역사적 사건 속에 가려진 인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증명한 만큼, <행복의 나라>를 통해 다시 한번 특유의 연출력을 입증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사적 사건 그리고 그 속에 휘말린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사건보다 그 속에 흐르는 다른 사건들이 어쩌면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추창민 감독은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관객의 시선을 또 한 번 집중시킬 전망이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