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캐서린 번하드 : Some of All My Work>展은 강렬하고 자유분방한 시각 언어로 동시대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캐서린 번하드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대 초반, 번하드가 뉴욕 미술계에 처음 데뷔하며 화제를 모았던 초기의 슈퍼모델 시리즈부터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대형 신작들까지 총 140여 점의 회화와 조각을 통해 그녀가 일관되게 탐구해온 시각적 언어와 작가적 태도를 소개한다.
번하드는 대중문화 속 상징과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일상의 사물들을 과감한 색채와 즉흥적인 붓질로 재구성해왔다. 핑크팬더, 피카츄, 심슨, 도리토스, 나이키, 크록스 등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동시대적 감각을 지닌 전방위적 주제는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회화적 맥락으로, 유쾌하고 긴장감 넘치는 시각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정해진 조형 방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는 번하드의 회화는 정리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라기보다, 개인적인 경험과 시대적 감각이 자유롭게 뒤섞이는 실험의 장에 가깝다.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자유, 그리고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믿음은 캐서린 번하드를 현대 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역동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그녀는 틀에 박힌 규칙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감각을 믿고, 형식보다 직관을 우선하며, 회화라는 매체가 지닌 자유를 관철해왔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그릴 것인가에 대한 그녀의 끊임없는 고민과 도전적인 태도는 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현대 미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삶과 작업에 영향을 준 시기별 주요 작업들을 총망라하여 시간 순으로 구성한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특히,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번하드의 작업실을 약 100평 규모로 생생히 옮겨 재현한 전시의 마지막 섹션에서는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한 대형 신작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관람객은 그녀의 작업 환경을 직접 마주하고, 작품의 영감이 된 다양한 사물들, 색채, 구조를 통해 작가의 창의적 세계와 삶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화가이자, 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하며, 하나의 문화적 기호로 자리 잡은 캐서린 번하드. 이번 전시가 자유롭고 거침없는 그녀의 회화적 태도를 조망하는 자리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각적 언어를 어떻게 감각하고, 예술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지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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