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38번의 도전과 18번의 실패 끝에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등정에 성공한 의지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최근 나눔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에 의미 있는 17번째 등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 등정은 바로 ‘엄홍길 휴먼스쿨’이다. 엄홍길 휴먼스쿨은 히말라야 오지에 엄홍길 대장이 다녔던 히말라야 8천 미터 16좌 산들이 있는 산자락 인근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이루는데 무언가 도움을 줘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에서 받은 것들, 산이 베풀어 준 큰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남은 자로서 꿈을 이뤄주는 곳에 나눠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매년 한 개, 두 개씩 학교를 지어오고 있다.
지난 1월 29일 히말라야산맥 동쪽 끝 마을 푸룸부에서 12번째 엄홍길 휴먼스쿨 기공식이 열렸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푸룸부 마을 이장이 엄대장과 일행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푸룸부 학교에 다니는 30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좌우로 길게 줄을 서서 두 손을 합장하고 한국에서 온‘푸룸부 원정대’를 반겨줬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부끄러운 듯 웃으며 두 손을 합장했다.
“나마스테!” 엄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하자 푸룸부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과 주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엄대장은 “칸첸중가는 사연이 많은 곳이다. 3번째 도전 끝에 오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동료산악인과 형제와도 같은 세르파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해발 8,500m 영하 20도에서 10시간을 매달린 채 밤을 지새며, 이젠 정말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니 살아있었다. 다시 정상에 오르며 히말라야의 신께 약속했다. 정상을 허락해준다면 히말라야에 보답하겠다고 기도했다.”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를 정복한 엄홍길은 2009년부터 네팔의 오지에 현대식 학교 ‘엄홍길 휴먼스쿨’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인생의 지향점을 바꾼 것이었다. 엄대장은 “내가 히말라야를 정복한 것이 아니다. 산이 나를 허락한 것이다. 동료와 세르파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학교를 짓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대장은 “새로운 목표는 히말라야 17좌다. 그것은 산이 아니다. 히말라야에 16개의 학교를 지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홍길 대장은 아이들에게 긴 풍선으로 동물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줬다. 엄대장은 “네팔의 산악지대를 오가며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환경이었다”며 “교육환경을 개선해 주는 게 당장의 물질적 도움보다 네팔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해 ‘휴먼스쿨’을 짓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푸룸부 휴먼스쿨은 롯데홈쇼핑이 후원해 2016년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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