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플라멩코의 명인 롤라 장(Lola Chang)이 어떻게 종주국인 스페인에서조차 인정하는 플라멩코의 마에스트로가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해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눈에 보이는 사물 혹은 하나의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것처럼, 이는 명확히 정의되기에는 너무 많은 우주적 요소가 집약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술을 대하는 마음을 설명하기에는 그 감성이 너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녀의 플라멩코를 보고 진심을 느끼고 동감한다. 그녀의 춤이 말하는 것이 열정이든, 한이든 무엇이든 누구에게나 있는 가슴 속 뜨거움을 터치하기 때문에.
한국인 최초 스페인 플라멩코 디플로마 1호 롤라 장은 스페인 유학시절 마드리드, 세비야, 헤레스를 중심으로 정통 플라멩코를 전수받던 중 마에스트로 호세갈방 무용단에 스카우트되어 플라멩코 무용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스페인 최고 일간지 ABC 신문은 “롤라 라 꼬레아나”라는 제목으로 그녀를 집중 취재하기도 했다. “동양제국에 플라멩코에 두각을 나타내는 무용수 있다” 라는 제목의 보도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스페인 프로페셔널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마에스트로 롤라 장은 귀국 후 수많은 언론의 관심 속에 국내활동을 시작하였다. 플라멩코 무용가로 승승장구하던 롤라 장은 오페라 안무가로서의 활동 또한 큰 성공을 거두며 러시아 볼쇼이극장 솔리스트 콘서트 , 체코 프라하극장 국내공연, 국립오페라단, 조수미 파크콘서트 안무감독, 오페라<카르멘>, <투란도트>,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등 국내 대형 오페라의 안무를 맡아 종행무진 활동하며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의 최다안무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롤라 장은 (사)한국플라멩코협회장, 스페인 페스티발 집행위원장, 서울 스페인 무용원장, 롤라 플라멩코 무용단장, 라 오페라 무용단장, 공연과 해설이 있는 롤라 장의 플라멩코 강연 등 플라멩코 권위자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8년간 매회 만석 기록한 ‘플라멩코 카르맨’
얼마 전(5월 5~6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펼쳐진 ‘Flamenco CARMEN(플라멩코 카르맨)’은 롤라 장의 노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공연으로써, 지난 2008년 초연을 시작으로 8년 연속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대표작이다. 어느 무대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무대 연출 및 구성으로 관객에게 플라멩코의 진수를 매회 선보인 플라멩코 카르맨은 이제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자리할 만큼 큰 기대를 갖게 만든다. 롤라 장은 이에 관해 “해를 거듭할수록 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갈수록 완성도에 욕심이 생겨 배우들이 더욱 분발하고 있다.”며 “내년 공연은 더욱 재미있는 플라멩코 카르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무대인만큼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아니요. 오히려 무대에 서면 초인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걸요. 그것보단 무대를 위해 노력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차를 조절하고 안무부터 모든 걸 신경 써야 하는 제 위치가 갖는 무게감에 더 신경이 쓰였어요.”라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무려 8년간 플라멩코의 저변확대를 위해 모든 수익을 투자한 그녀는 “예술가가 전체를 책임지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특히 재정적인 부분은 짜임새 있는 무대를 위해서도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내년 공연부터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모색해 볼까 해요.”라며 대외적인 활동을 위해 외부적 노력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